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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그 때 그 시절 ④ 아산 온양온천역·온양2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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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그때 그 시절 아산, 네 번째로 소개될 곳은 온양온천역 일대다. 온양온천역은 온양2동 69-10번지에 있는 기차역이다. 역명은 역 부근에 온양온천이 위치해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2008월 12월 15일부터 수도권전철 1호선도 정차하고 있다. 수도권 전철이 개통된 이후에는 관광객 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산시에서는 온양온천역 바로 앞에 광장을 설치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곤 한다. 아산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온양온천역(일대)의 어제와 오늘을 알아보자.

2008년 12월부터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정차돼 관광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온양온천역(광장). 아래 사진은 온양 2동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꾸민 벽화 담장

디자인 마을로 탈바꿈한 온양 2동

아산에는 아산역, 배방역, 온양온천역, 신창(순천향대)역 등 4곳의 수도권 1호선 전철역이 있다. 모두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에 완공됐다. 이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역은 하루 6000여 명의 방문객을 끌어 모으는 온양온천역이다. 이곳에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옛 온천궁의 명성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 추억을 되새기며 하나 둘 모여들기 때문이다. 박노을 온양향토연구소장은 “온양온천역을 찾는 대부분의 승객이 이곳에 추억을 가진 수도권 노년층”이라며 “주말에는 아들, 딸, 손자, 며느리와 함께 가족 온천욕을 하러 오는 어르신도 많다”고 설명한다. 온양온천역은 아산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온천시설로 등록된 곳만 38곳, 온천수를 퍼 올리는 온천공만 25개에 달한다.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마을을 걷다 보면 곳곳에 온천장이 눈에 띈다.

 온양온천역은 행정구역상 온양2동에 해당한다. 온양2동은 온양1동과 함께 법정동인 온천동을 분할해 관할하고 있다. 온양2동과 1동은 본래 온양군 서면 지역으로서 백제 시대부터 탕정군이라 불리며 온천이 있던 곳으로 유명했다. 1914년 아산이 온양면이 되고 1944년 아산읍으로 승격되면서 온양동은 1동과 2동으로 나뉘어졌다. 온양온천역은 1922년 6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운행됐으며 현재 광장이 있는 곳주변에는 온천수가 흘러 주민들의 빨래터로 활용됐다고 한다.

 온양2동은 올해 3월말 현재 3742세대, 총 9223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젠 하루 관광객이 마을 주민의 반을 훨씬 넘어 서고 있는 셈이다.

 온양온천역을 등에 업은 온양2동은 구도심의 이미지를 벗고 새 옷을 입었다. 마을 담장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디자인 마을로서의 명성까지 얻고 있는 것. 온양2동 마을 담장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6월부터다. 시에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으슥한 골목을 환하게 탈바꿈 하겠다는 취지로 온양 2동 담장 곳곳에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실시토록 한 것이다. 온양온천역 앞 옹벽과 석축에는 벽화가 그려졌다. 시민들의 소망을 적은 조형물도 벽화의 일부분을 채웠다.

콘크리트와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던 남동 고가철도는 이순신 장군의 휘호와 거북선을 접목한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온양2동의 담장 벽화사업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하여금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담장벽화사업은 온양1동~5동까지 확대 시행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온양 2동 마을에 디자인사업을 펼쳤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나중에는 시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벽화를 그리고 디자인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온양 2동의 옛날 모습
1. 1960년대 온양온천역 광장 일대 모습. 2. 온양 2동에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서기 전인 1970년대 마을 전경 3. 지금은 없어진 옛 집의 모습.[사진 온양향토문화연구소]

역사 하부 공간서 열리는 5일장

시는 온양온천역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을 겨냥해 201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온양온천 풍물 5일장’도 열고 있다. 역사 밑 공터 3550㎡를 ‘민속시장’으로 활용한 ‘풍물5일장’은 6개 블록으로 나뉘어 1블록에는 특산품, 공산품, 한약재, 2블록에는 농산물, 3블록에는 농·특산물, 4블록에는 수산물 및 반찬류, 5블록에는 화훼와 묘목, 6블록에는 고추마늘 등을 팔고 있다. 매월 끝자리 4일과 9일 열린다.

 시는 ‘권곡동 5일장’을 이용하는 상인 400여 명을 추첨을 통해 장소를 지정해줬다. 인근 지역 농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역사 하부 공간은 장터 열리는 기간에는 상인회에서 자율 운영하며 장날 이외에는 주차장과 각종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풍물 5일장은 맞은편에 위치한 온양온천전통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 5일장이 시작된 이래 연 매출이 평균 12% 이상 증가했다.

 또한 2010년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에 선정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나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상인회가 온궁예술단을 꾸리면서 각종 행사와 축제가 공존하는 전통시장으로 변모했다. 이제 온양온천시장은 전국 1500여 개 전통시장 상인들의 견학 대상으로 떠올랐다.

 황의덕 전통시장상인회장은 “온양온천전통시장은 과거와 현재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시장이며 특히 상인들이 직접 참여한 온궁예술단은 시장을 찾은 고객에게 문화공연을 선보임으로써 호평을 받고 있다”며 그는 “온양온천시장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1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정도 증가했다.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에 선정되면서 매출이 급증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성웅 이순신축제’도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애국애족 정신을 고취하고 국난극복의 위업을 계승하고자 매년 장군의 탄신일(4월 28일)을 전후해 열리는 아산시의 최대 문화관광축제 아산 성웅이순신축제도 온양온천역 광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4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온 ‘온양문화제’의 명칭을 변경해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영웅의 생애와 상징성에 초점을 맞춘 축제다. 2004년부터 ‘아산 성웅이순신축제’로 공식 명칭이 정해져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특히 이 축제는 매년 곡교천 둔치 일원에서 열렸다. 하지만 관광객과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11년부터 온양온천역광장 일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순신출정퍼레이드, 도전 이순신 골든벨, 충무공 해상대전 온라인게임대회, 거리상황극 등이 열려 관광객들과 시민들에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양온천시장에서는 테마장터와 시장상품 고객할인이벤트, 이순신 라디오드라마, 다문화온등거리와 다문화 포장마차가 운영된다. 시 관계자는 “이순신 축제의 주 무대를 온양온천역 광장으로 옮기고부터 상인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있다”며 “이제 온양온천역 광장은 아산 지역의 관광명소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사진=조영민 기자
도움말=박노을 온양향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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