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개발금융회사의 발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개발금융회사는 오늘 드디어 창립주주총회를 갖고 순수한 민유민영의 새로운 금융기관으로 발족하게 되었다.
이 금융회사는 ①민간기업에 대한 중·장기 자금의 투자 및 융자 ②민간기업을 위한 사채인수 및 채무보증 ③외국자본 및 기술의 도입 ④기술·자본·경영에 대한 용역 등을 주 업무로 한다. 말하자면 민간기업의 발전을 위한 투·융자, 차관도입 및 경영지도 등을 촉진함으로써 경제개발에 기여코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인 투자계획에 있어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부부문보다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투자는 산은을 중심으로 하여 거의 정부의 손을 거쳐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 민간 스스로의 금융기구를 통해 적극적인 뒷받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하겠다. 그 뿐더러, 정부 산하에 있는 금융기관은 이른바 「금융의 민주화」를 충분히 구현치 못했던 사실에 비추어 이 금융회사는 「경영의 자립성」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는 이 회사의 발족의 의의가 크며, 앞으로의 역할과 발전을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더욱이 이 회사는 국제금융회사와의 합자에 의하여 설립되었으므로 국제금융기관이나 해외의 외국인 투자를 더한층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한국경제발전에 대한 각 국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 「아시아」개발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장기저리의 해외자본을 효과 있게 도입하며 국내의 뒤떨어진 기술·경영면 등을 개선, 발전시키는 데 성과를 올려야 할 줄 안다.
우리는 이 새로운 금융회사의 앞으로의 진정한 발전을 위하여 몇 가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민유민영의 은행이라 하여 재원의 특혜적인 배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설립모체가 「경협」이었고, 또 그 자금은 금리·대출기간 등에 있어 유리하다고 전망된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 융자정책과 운영방침은 국민 경제적 견지에서 객관적인, 합리적인 합리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다음 이 회사는 기본적으로 민유민영 형태라고 하지만, 자본금(13억5천만원)의 구성을 보면 민간출자는 30%, 금융단 15%, 보험업계 15%, 국제금융회사 14%, 기타 외국투자 25%로 되어 있다. 그와 같은 출자구성에 비추어 그 운영은 전문적 경영자에 의하여 자주성 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금융단이나 국제금융회사가 그 출자를 빙자하여 부당한 운영상의 간섭을 하게 된다면 「경영의 자주성」과 「금융의 민주화」는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끝으로 새로 발족한 금융회사는 국내의 기본 금융기관과 원활한 협조를 가지면서 더욱 경제개발을 촉진함으로써 소기의 설립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