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양띠 복없다" 중국 조기출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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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띠 해는 피하라."

다음달 1일 춘절(春節)에 시작되는 음력 양띠 해를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 조기 출산붐이 일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애를 빨리 낳기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요구하거나 출산 촉진제를 놔줄 것을 간청하는 임신부와 산모의 가족들로 병원마다 초만원이라는 것.

조기 출산붐은 '겨울철엔 풀이 시들어 양들의 먹이가 거의 없듯, 이 때 태어난 양띠생들은 박복하다'는 미신 때문에 비롯됐다.

베이징(北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베이징 산부인과 병원'은 "시내의 거의 모든 산부인과 병원에서 벌써 여러 주째 조기 출산붐이 일고 있다"면서 "예정일이 한달이나 남았는데도 애를 낳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의 극성으로 입원실이 동나 정작 정상 출산을 하려는 임신부들이 방을 못잡아 발을 구르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중국의 민속학자들은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양의 이미지는 많이 왜곡된 것"이라면서 "아름다움(美).행운(祥) 등의 글자에서처럼 양(羊)자는 신뢰와 존중이라는 좋은 의미를 더 많이 갖고 있는 만큼 출산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good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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