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북핵 규탄 … 곧 대규모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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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리쥔 중국민간반핵클럽 총간사

북한이 영변 핵원자로 재가동 방침을 밝히자 중국인들이 핵 폐기를 위한 군사행동을 다시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 핵이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에도 위협이 된다는 게 이유다. 중국민간반핵클럽은 3일 발표한 성명에서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중국인도 좌시할 수 없는 북한 깡패정권(流氓政權)의 핵 위협”이라며 “조만간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있는 북한영사관에서 항의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클럽은 중국 인권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만들어진 순수 민간 차원의 반핵 조직으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핵 반대 활동을 하고 있다. 총간사는 민주개혁 인사이자 반체제 작가인 장리쥔(姜力鈞·47)이 맡고 있으며, 지난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북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력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성명서는 또 “중국 외교부는 북한 핵 위협이 있을 때마다 ‘유감’ 혹은 ‘당사국들의 냉정…’ 등 외교적 수사로 반응을 대신하는데 이는 전혀 실질적인 행동이 아니며 대국이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깡패정권을 제거하기 위한 연합훈련을 지지하며 연합군이 북한을 선제 타격해 깊은 물과 뜨거운 불 속에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오전 랴오닝성 톄링(鐵<5CAD>)에 머물고 있는 장 총간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시위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하나.

 “오늘이나 내일 중 선양 공안국에 시위허가 신청서를 낼 것이다. 허가가 나오는 대로 곧바로 전국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평화시위를 할 것이다. 모르긴 해도 수천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공안당국이 허가할 것으로 보는가.

 “지난 2월 핵실험을 한 이후에도 선양 등지에서 시위를 했는데 당국의 허가를 받아 한 것이다. 중국인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고 평화적인 시위인데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래도 허가가 나지 않으면.

 “인터넷을 통해 북핵의 실상을 다시 알리고 핵 폐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또 1인 시위는 괜찮으니 전국 반핵 인사들과 연계해 1인 시위를 벌이도록 할 계획이다. 내가 먼저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왜 북핵 반대운동을 펼치나.

 “북핵은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특히 동북 지방에 있는 주민들은 언제 핵 피해를 볼지 모른다. 지난 2월 (북한) 핵실험으로 날아든 방사능 물질로 이미 피해를 받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행동은 중국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반핵클럽 회원은 얼마나 되나.

 “핵심 회원은 20여 명인데 인터넷을 통해 조용히 동조하는 회원들을 합치면 수천~수만 명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 정부의 북핵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는데.

 “북핵 문제는 동북아 전체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데 정부가 너무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질적 행동, 예컨대 무력을 포함한 직접적인 경고를 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의 연합훈련도 선제 공격을 통해 김정은 정권 제거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한번 얘기해 보라.”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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