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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무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학가의 속어로 통용되는 이런 말이 있다. 「풀리쉬·프레슈맨」(어리석은 1학년) 「센티멘틀·서포머」(감상파 2학년)「조이풀·쥬니어」(놀고보자 3학년) 「시리어스·시니어」(심각한 4학년).
「F·F」니 「S·S」니 하는 식으로 두음을 따서 음절을 맞춘 데도 재치가 있지만 그 어휘 속에 담긴 「알레고리」(풍유)는 자못 흥미롭다.
『어리석은 1학년』이란 뜻은 『멋도 모르고』라는 「아이러니」가 넘보여 실소를 자아낸다. 「센티멘틀」의 경지에 이르러서는 대학이 주는 환멸 같은 것을 새삼 절감하게 한다. 학문에 대한, 상황에 대한, 그리고 현실에 대한 그것 말이다. 「놀고 보자」는 3학년은 체념에 가까운 것이다. 요즘 중앙일보의 중편 「릴레이」에 등장하는 「내가 훔친 여름」에는 보다 「쇼킹」한 내면이 묘사되어있다. 『그 암이라는 병, 그것이라도 좀 앓아보았으면 좋겠다』는 두 대학생의 대화. 마치 무덥고 후덥지근한 여름날, 지쳐서 못 견디겠다는 투 같기도 하다.
그러나 4학년은 「심각한」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아둥바둥해야 38%의 취직을(65년 문교통계년감)속에 포함될까 말까한 현실의 곤혹이 있는 것이다.
요즘 학원은 일제히 개학했다. 이른바 「정치교수」니 「문제학생」들이 다시 「캠퍼스」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뉴스」도 있다.
봄은 학원에도 오는가 보다. 올해 대학엘 들어간 「프레슈맨」들 3만 3천 1백 54명의 「입학식」도 있었다. 이들에게 가는 기대는 바로 「신선한 학생」이기를 바라는 그것이다. 사회는 또한 그들을 「문제집단」의 후속부대로 보아서도 안 된다.
그것의 전제조건은 「대학의 자유」라는 거창한 문제가 「클로스·업」되지만 그 전통은 언제까지나 폐기돼 있을 수만은 없다.
「문제학생」중에는 이미 「정당인」이 된 학생이 6명이나 된다는 소식은 새삼 그 문제의 문제성을 드러낸다. 대학가의 해수 「무드」는 단순한 해열「무드」가 아니라 문제의 해결「무드」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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