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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프케 대통령과 함께|행운 타고 고국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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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렇게 고국에 오게되다니 모든 일이 꿈만 같아요.』 2일 하오 「뤼프케」대통령 내외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귀국한 파독 간호원 김희숙(20·서울 영등포구 흑석동 37의11)양은 마중 나온 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비만도 3천「마르크」(22만원)나 되어 생각도 못 내던 것을 『자리가 하나 비었으니 같이 가자』는 「뤼프케」독일 대통령부인의 특별 배려로 일시 귀국하게 된 김양은 너무 기뻐서 동생들에게 줄 장난감 하나도 못 사왔다고 말했다. 김양이 「뤼프케」대통령 내외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작년 12월 26일-.
「하헨」의 「자윌란드·크리닉」에서 간호를 맡았던 주독 「오스트리아」대사부인 「퀴스터」여사의 소개로 첫인사를 나누었다. 『머리가 하얗게 된 노부부가 병실에 들어섰을 때는 어찌나 검소하고 꾸밈이 없는지 누군지 전혀 몰랐어요』김양은 「뤼프케」대통령 내외의 친절하고 서민적인 풍모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8일 밤 「퀼른」서 비행기를 탔을 때 「뤼프케」대통령부인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좋은 꿈 많이 꾸며 잘 가라. 애들은 부모의 품에 가는 것이 가장 기쁘니까』라면서 김양의 흰색 털모자를 만저보며 『참 예쁘다』고 말했을 땐 고마움에 벅차 눈물이날 지경이었다고 했다. 「앨라스카」를 지나 「알루션」열도의 상공을 날던 2일 하오1시께 다시 대통령 내외가 찾아와 손수 지도를 펴 비행기 진로를 가리키며 『집에 거의 다 왔으니 마음이 설레겠지? 우리도 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부모님께 안부 전해다오』 김양의 손을 어루만져주더라고.
「자월란드·크리닉」은 1백 24개의 침대가 있고 의사 5명이 있는 조그만 병원인데 9명의 간호원 중 한국인이 6명이나 되어 언어의 장애 외에는 전혀 어려운 점이 없다했다.
김재호(46·철도청근무)씨의 6남매중 장녀인 김 양은 10일후 「뤼프케」대통령의 귀로에 다시 합류하여 서독으로 갈 예정이다. 『우리 간호원들의 행실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그곳가지 들려올 때는 참 불쾌했어요』 고국에서 떠도는 소문과는 달리 우리나라 여성들이 굳세게 맡은 일에 충실하고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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