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선 여자끼리 술집 못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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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동반 없이 방콕 술집에 가는 여성들은 입장을 거절 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체포될 수도 있다.

태국 경찰은 술집들이 혼자 혹은 여성 친구와 함께 입장하는 여성들을 거부할 수 있게 하는 법을 발동했다. 이 법률은 40년 전 제정됐다.

방콕 경찰은 유흥가 술집 주인들에게 서한을 보내 현행 규제 사항을 설명하고, 오래 전 매춘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을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고 ‘네이션(The Nation)’ 신문이 목요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퐁사파트 퐁차로엔 경찰 대변인은 "우리는 사안 별로 접근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술집과 디스코장에서 남성을 동반하지 않고 입장한 여성들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하면 본보기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리는 남성 고객들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가지려는 여성들이 있는 술집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술집 단속은 지난 해 탁신 시나와트라 정권이 착수한 사회질서운동의 와중에 시행되고 있다.

이 운동은 매춘뿐 아니라 불법 무기와 미성년 음주를 단속하고 있다.

운동의 일환으로 정부는 태국에 있는 술집과 기타 유흥업소들의 폐점 시간을 앞당겨 국민의 폭 넓은 지지를 얻었다.

'즐기러 간다'

그러나 술집 출입 금지는 여권 운동가들의 분노를 샀다. 이들은 문제의 법은 시대착오적이고 성 차별적이며 공정하게 집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흥업계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임파워(Empower)'의 수랑 자냠은 "우리가 즐기러 오는지 아니면 성을 팔러 오는지 경찰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어쨌든 여성들을 찾아볼 목적으로 술집에 오는 건 바로 남성들이다."

다른 운동가들도 그녀의 입장과 마찬가지다.

수펜스리 푸엥콕숭 여권보호센터 대변인은 "이 일은 내가 들은 얘기 중 가장 웃기는 얘기"라고 네이션지에 밝혔다.

"사람들은 그런 장소에서 단지 휴식을 갖고 싶어할 뿐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을 범죄자 취급한다. 정부에게 헌법의 성 평등 조항은 아무 것도 아닌가?"

나이야나 수파푸엥 인권위원장 역시 정부의 조치가 차별적이라고 비난하며 여성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며 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내이션지가 보도했다.

BANGKOK, Thailand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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