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추모식 날 대통령 옆 자리에 해참총장 빠진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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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지난 26일 대전현충원에서 있었던 천안함 폭침 3주기 추모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정부 행사로 열렸다. 박 대통령이 추모식장에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그러나 정작 행사의 주인 격인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은 귀빈석에 앉아 행사를 지켜봐야 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2011년 1주기 추모식 땐 김성찬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제복을 입고 국방장관·보훈처장에 앞서 대통령을 영접했다. 서울 핵 안보정상회의 때문에 대통령 대신 김황식 전 총리가 참석했던 2주기 때는 최윤희 총장이 맨 앞에서 총리를 안내하는 의전을 맡았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군참모총장이 의전 서열에서 제외되고 ‘손님’ 대접을 받게 된 걸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당초 추모식을 주관하는 보훈처에서 해군참모총장을 포함한 3명이 대통령을 의전하겠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청와대에서 의전 인원을 국방장관과 보훈처장 2명으로 제한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훈처가 행사를 주관하고 국방장관이 군을 대표한다고 봤기 때문에 2명만 영접하게 했을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추모식 장소가 협소해 번잡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이유도 댔다. 하지만 3주기 추모식은 과거 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기 때문에 이런 해명이 논란을 낳고 있다.

 군 주변에선 최 총장이 키 리졸브 훈련 전날이던 지난 10일 골프를 친 것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안보가 위중한 시기에 현역 군인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다. 특별히 주의를 해 달라”고 질책한 바 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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