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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 주가지수 연동형 예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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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올 들어 은행들이 '주가지수 연동형 정기예금'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주가가 상승할 경우 최고 연 20%를 넘는 파격적인 수익률을 제시해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 4~5%대로 내려앉은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결합되면서 나온 '투자형 상품'"이라면서도 "고수익에만 현혹되지 말고 상품 구조를 잘 따져보고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원금은 보장, 주가 따라 수익률 달라=국민은행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KB 리더스 정기예금 KOSPI 200'을 약 2천억원어치 팔았다.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 조흥은행의 'Mr.불 정기예금', 한미은행의 '지수연동 정기예금' 등도 원금을 보장하면서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다른 투자형 정기예금 상품이다.

<표 참조>

이미 나온 상품들은 대부분 매진됐지만 추가 판매를 계획 중인 은행도 적지 않다. 이 상품들은 고객이 맡긴 투자 원금에서 이자 부분(약 4~5%)만 떼내 은행이 주가지수 옵션(option)에 투자한 뒤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입 시점의 KOSPI 200지수(2백개 상장 기업의 주가 평균)를 기준으로 만기 시점의 KOSPI 200지수가 상승한 비율에 따라 최저 0%에서 최고 25%까지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 상품들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는 와중에 잘만 하면 상당한 고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조흥은행 상품의 경우 만기의 주가지수가 가입 시점보다 49.9% 상승하면 최고 25%의 수익률을 인정해준다. 요즘 정기예금 금리가 4%대인 점을 감안하면 여섯배 정도의 엄청난 수익률이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만기를 채우면 원금은 전액 보장해주기 때문에 실적배당형 펀드 상품에 투자할 때보다 위험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최고 수익률은 그림의 떡(?)=그러나 파격적인 수익률을 제시하는 은행의 장밋빛 전망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것은 금물이다.

이론적으로 최고 수익률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KOSPI 200지수가 만기까지 49~59% 상승해야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을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KOSPI 200지수가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600선에 머물고 있는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돌파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것도 상품 가입 기간 중에 일시적으로 1000포인트를 넘는 것보다 만기 시점에 지수가 가입 시점보다 얼마나 높아졌느냐가 더 중요하다.

또 원금을 보장해 준다고 하지만 주가가 하락해 수익률이 0%가 될 경우 예금 기간 동안 일반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연 4~5%의 이자 수익을 날리는 셈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정기예금 금리인 연 4~5% 정도의 수익을 얻기 위해선 이 예금 가입 기간 중 주가지수가 10~15% 정도 올라야 한다. 국민은행 상품의 경우 KOSPI 200지수가 10% 오를 때 연 4%, 15% 오르면 6%의 수익이 보장된다. 대부분 상품의 수익 구조가 비슷하다.

◇만기 이전에 해지하면 수수료 물어야=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향후 1년간의 주가 예측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이 상품 투자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막연히 주가 상승 기대감만 갖고 달려들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 만기까지 해약하지 않는 경우에만 원금이 1백% 보장된다. 중도에 해지하면 기간에 따라 원금의 최고 4%까지 중도해지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가입 후 10개월이 지나면 원금을 전액 보장하지만 3개월 안에 해약하면 원금에서 4%를 떼고 지급된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정관식 과장은 "이자생활자보다는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에게 알맞은 상품"이라며 "기본적으로 시장 연동형 투자 예금이므로 본인의 판단과 책임에 따라 상품 조건을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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