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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에 다케시마는 없다" 경찰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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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동도 주변의 괭이갈매기 떼들.

독도는 푸른 태평양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었다.

따뜻한 봄 햇살에 비추어진 돌섬은 마치 또랑또랑한 아이의 눈망울 같았다. 동해 바다를 지키는 독도는 능선이 파도처럼 이어진 백두대간, 의젓한 자태의 울릉도에 이어 야무진 모습을 드러냈다.

19일 허준영 경찰청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 30여 명은 경찰 헬기를 타고 독도를 찾았다. 서울 중지도에서 출발해 울릉도에서 연료와 보급품 등을 채운 헬기는 2시간30여분 만에 독도에 안착했다. 독도 경비를 맡은 경찰의 총수로서,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관할청장으로서 첫 번째 방문이었다.

"끼룩 끼룩, 까악…."

▶ (사진 上) 허준영 경찰청장(앞줄 왼쪽에서 셋째)과 유홍준 문화재청장(맨 왼쪽)이 19일 "대한민국 동쪽 땅끝"이란 글귀가 새겨진 비석 앞에 서 있다.
(사진 中) 경북도지사와 울릉군수 명의로 표기된 알림판.
(사진 下) 헬기에서 내려다 본 독도 동쪽 섬 동도의 접안시설. 사진=공동취재단

독도의 동쪽 섬(동도) 꼭대기에 있는 헬기장에 내린 일행을 괭이갈매기 떼가 먼저 반겼다. 섬의 비탈엔 수만 마리 갈매기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독도는 우리 땅'에 나오는 노랫말처럼 '새들의 고향'이다.

독도는 크게 동도와 서도, 두 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독도경비대는 한반도에서 더 멀리 떨어진 동도에 있다.

해안에는 500t급 배를 댈 수 있는 접안 시설이 있다. 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독도에 첫발을 디디는 곳이다. 동도의 높이는 98m(면적 약 2만3000평), 서도는 168m(약 3만7000평)다. 하지만 서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경찰대 출신의 독도경비대장 이재현 경위는 "한국 영토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대원들의 사기가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허준영 경찰청장은 "지구 상에 다케시마(竹島)는 없다"며 "독도를 지키는 경찰과 독도를 사랑하는 국민이 있기에 독도는 외롭지 않다"고 격려했다.

동도 정상에는 2층짜리 경비대 본관, 등대, 레이더, 통신 기지 등이 있다. 이곳에서 경찰 3명과 전경 34명 등 모두 37명의 독도경비대원과 해양수산부 소속 직원 3명이 근무한다. '곰' '몽이'라는 이름의 삽살개 한 쌍도 빠질 수 없는 독도 가족이다.

전기는 11대의 발전기를 통해 공급되며 식수는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담수화 기계를 이용해 만든다. 경비대원들은 울릉도에 있는 동료들과 두 달에 한 번씩 교대 근무를 한다. 위성방송 안테나로 TV를 볼 수 있고, 인터넷도 가능하다. 해안 쪽에선 휴대전화도 터진다. 화장실은 과거엔 오물을 바다로 흘려보냈지만 지난해에 정화 시설을 갖춘 수세식으로 바꿨다. 숙소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독도를 지키다 추락 등으로 숨진 대원 5명의 추모비가 있다. 매일 아침 우리나라의 애국가가 태평양을 향해 장엄하게 울려퍼진다고 한다.

독도 주변엔 뾰족하게 솟은 장군봉, 촛대바위, 얼굴바위 등이 절경을 이룬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경비 및 관리만을 목적으로 지어진 시설을 관광지답게 고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독도 접안 시설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훈민정음 서체로 '대한민국 영토' 등의 글귀를 새기고,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고치는 독도 리모델링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독도=김승현 기자
경찰청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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