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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상태」에 접어든 일 정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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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당은 2백77석 사회당도 1석 잃어>
일본정국의 불안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데서 내외의 주목을 모아온 일본 중의원(하원) 총선거는 집권당인 자유민주당이 해산 당시의 원내 세력을 다시 확보하는 등 상대적 저하에 그침으로써 최소한 「소강상태」의 기약으로 귀결되었다.
해산 당시의 의석 4백48석에다 새 의석 38석(결원19, 증원19)을 더한 4백86석을 다툰 총선에서 자민당은 의석 2백78석에서 하나 줄인 2백77석, 제1야당인 사회당 역시 해산 당시의 1백41석에서 1석 잃은 1백40석에 그치는 상대적 후세를 빚었고 민사당이 23석에서 30석으로, 중의원에 처음으로 진출한 공명당은 25석을 거둬들임으로써 원내 세력화를 굳혔다.

<민사·공명진출로 다당화 경향 나타나>
집권당과 제1야당이 해산 당시의 현상을 유지한 것은 지난 55년 이래의 2대 정당 대립의 「패턴」이 「상대적」으로 유지된 것을 뜻하며 「제3세력」으로서의 민사당과 공명당의 진출은 다당화 「경향」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자민당은 무소속 당선 9명 중 보수계 8명을 차츰 흡수하여 2백80석을 상회하는 「안정기조」를 굳히게 될 것이며 이로써 자민당 정권을 전제로 한 한·일 관계도 별다른 변동은 없을 것이다.
민사·공명 양당의 「제3세력」 진출은 미리부터 예견되었지만 자민당이 2백70석을 깨느냐 혹은 어느 정도 상회할 것인가는 「당세조락」 여부를 좌우하는 반면 사회당이 원내 세력 3분의 1(1백 62석, 헌법개정을 저지하는 이른바 호헌선)에 어느정도 육박할 것인가에 관심을 모았던 당초의 일반적인 예상이 뒤집혀진 데 대해서는 일률적인 설명이 어려울 것 같다.
「검은 안개를 걷는 선거」라는 대표「슬로건」이 나붙은 이번 총선에서 「스캔들」에 관련되었던 자민당 소속 전의원 전원이, 더러는 최고 득점으로 재선된 것은 상징적이었다.
「검은안개」라는 「무드」만으로 뒤흔들리기에는 「보수 영구정권」으로 다져진 자민당의 선거기반이 두터웠다. 「위기감」속에 총선을 맞았던 자민당은 당의 자세를 가다듬어 당공인 입후보자를 되도록 줄이어 중점적으로 뒷받침하는 등 선거 기술을 최대한으로 구사하여 득표율(48.9%, 전회 득표율을 5.9% 상회)을 최대한으로 의석 획득에 결부시켰다.

<전반적 안정으로 자민 조락을 방지>
물가고니 뭐니 하면서도 「레저·붐」이 감도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생활상도 자민당의 조락을 막는 바탕이 된 것 같다.
3분의 1을 지향했던 사회당은 입후보자를 「난립」시켜 오히려 표를 깨고 차점자를 많이 냈다. 당선 1백40명 중에 전의원 92명이고 신인이 32명, 원의원이 16명을 차지했다.

<사회당 어리둥절 의외의 많은 낙선>
자민당과 달리 사회당 소속 전의원으로 「부정 정치 헌금」에 관련된 4명이 모두 낙선했고, 선거대책 위원장을 비롯, 중의원 부의장을 지낸 당 고문 2명 등 간부 다수가 낙선했다.
걷잡을 수 없는 중공의 「문화혁명」으로 「사회주의 정권」을 위험시하는 풍조도 적지않이 작용한 것 같다.
일본 공산당도 이른바 「자주독립 노선」을 표방하는 판국에 총선 중 사회당은 중공과의 국교를 주장했다. 의회민주주의의 위기로 번진 자민당과 사회당의 「이전투구」, 여기서 비롯된 현상 불만은 「중도정치」를 표방하는 민사당 그리고 「청결한 정치」라는 「이미지」와 결부된 공명당에 표를 몰아간 것 같다.
안신개전 수상과 더불어 강경 자세를 주장하는 복전규부 자민당 간사장이 『이번 중위원 의원 임기 중에 미·일 안보조약 개정(1970년)을 맞는다.』고 지적하고 『공산 사회주의 세력과 대결한다.』고 말하고 있듯이 좌등 내각은 쟁점을 애써 피하던 지전 내각 이래의 「저자세」탈피를 뚜렷이 해갈 것이다.

<주도권을 후퇴시킨 사회당 체질 개선론>
제3세력으로서 원내 발언권을 높인 민사·공명 양당에 대해서는 「우당」의 위치를 주어 야당 연합의 균열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다당화 경향에 얹힌 야당 연합에서 주도권을 후퇴시킨 사회당 안에는 체질개선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급적 대중당」을 표방하는 좌좌목경삼 위원장의 당 주류에 대하여 「국민정당」으로의 탈피를 주장하는 강전·화전파 등 비주류는 이른바 「구조개혁론」을 발전시켜 좌좌목 체제를 흔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민당의 조락을 모면케 한 이번 총선거 결과 일본 정국은 일단 상대적 안정기를 맞을 것 같다. 【동경=강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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