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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고르기와 요리 노하우

중앙일보

입력

요리연구가 김영빈(38)씨가 세발나물과 유채나물을 무치고 있다. 봄나물은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제철 음식이다.

동장군이 위세를 부리는가 싶더니 어느 새 봄이 왔다. 봄에 먹기 좋은 건강식 중 하나는 나물이다. 하지만 초보 주부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는 재료다. 파릇파릇한 나물을 제대로 고르는 법과 이를 활용한 멋들어진 요리 노하우에 대해 알아봤다.

봄이 되면 만물의 기운이 생동한다. 들판 가득 널린 싱그러운 나물을 뜯던 아낙네들의 모습은 이 무렵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이다. 요즘에는 마트에만 가도 나물이 종류별로 있어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봄이라 하면 나물이다.

봄에 선호되는 나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맛이 좋은 두릅, 쌉쌀한 맛의 씀바귀, 알싸한 마늘과 달래, 향긋한 냉이 등이다. 맛과 향에 따라 여러 나물들이 고르게 선호되고 있지만 초보 주부들이 맛있는 나물을 고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제대로 된 나물을 고르려면 뿌리와 줄기를 눈여겨봐야 한다. 색이 선명한지, 잎이 무르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물 특유의 싱싱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요리연구가 김영빈(쿠킹스튜디오 수랏간)씨는 “이미 씻겨 있거나 손질이 완료된 나물을 고르기보다는 뿌리와 줄기가 제대로 붙어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재료가 준비되면 손질을 해야 한다. 무작정 데치기보다는 잘 다듬어야 한다. 시든 잎과 질긴 뿌리를 다듬은 후 차가운 물에 담가두면 좋다. 이렇게 하면 나물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생채로 그대로 먹어도 좋고 살짝 데친 뒤 먹어도 괜찮다.

만일 시든 나물을 그대로 데치거나 조리하면 향이 사라지고 질겨진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잎이 옆으로 퍼져 자라나는 봄동이나 섬초, 냉이의 경우 잎과 줄기 사이에 흙이 많이 묻어 있으므로 물에 불린 후 씻어내면 간편하다.

간단한 재료 곁들이면 요리로 재탄생

나물을 활용한 요리인 달래김무침과 냉이땅콩소스무침(위부터).

봄나물은 향이 강하다. 쓴 맛, 신 맛을 고루 가지고 있어 겨울 동안 무디어진 미각과 내장 기관을 자극해 입맛을 찾아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얼어 있던 땅을 이겨내고 자라난 생명력이 강한 채소이기 때문에 피로감이나 무력감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되고 비타민과 무기질도 보충해줘 춘곤증 해소에도 그만이다.

아침 밥상에 나물을 내놓을 때는 데치는 것이 좋다. 데칠 경우 소화흡수율이 높아져 섭취 총량이 늘어나는 이유에서다. 데친 후 간을 할 때는 너무 많이 하지 않아야 향이 죽지 않는다. 달래와 돌나물, 세발나물에 간을 할 때는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고 살살 무쳐야 하고 세발나물이나 취나물은 약간 세게 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나물을 그대로 밥상에 놓기 심심하다면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멋진 요리로 재탄생 시키는 방법도 있다. 김씨는 냉이와 홍고추를 활용한 ‘냉이땅콩소스무침’을 추천했다. 냉이 200g과 홍고추 약간, 소금·식용유 약간, 땅콩과 식초 등을 준비하면 된다. 냉이를 옅은 소금물에 데치고 홍고추를 볶아 볼에 넣고 땅콩 소스와 함께 버무려내면 된다. 땅콩소스에는 땅콩 10~20알과 설탕 1큰술, 식초 2큰술, 다진 파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다진마늘 약간이 들어간다.

피부미용에 관심이 있다면 ‘달래김무침’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달래 100g과 김밥용 김, 홍고추와 간장을 활용한 무침소스로 만든다. 달래를 씻은 후 5~6㎝ 길이로 자르고, 김은 바삭하게 구워 비닐봉지에 넣고 곱게 부순다. 간장과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을 넣은 무침소스를 만들어 달래와 채썬 홍고추에 살살 버무리고 부순 김을 넣으면 완성된다. 김씨는 “달래는 성질이 따뜻해 혈액순환과 간 기능,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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