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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희귀 진본|첫 공개된 고 전형필씨 수장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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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 굴지의 고문화재 수장가인 고 간송 전형필씨가 수장하고 있던 고전적이 처음 햇빛을 보게됐다. 그가 생전에 모은 것으로 박물관을 개설하기에 앞서 최근 보화각의 서고를 조사 정리한 문화재 전문가들은 2만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일뿐더러 많은 희귀 진본이 포함되고 있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이 돌아간지 5년만에 처음 공개되는 보화각 장서는 서울의 유수한 고본점 한남서림을 인수, 위탁경영 하면서 수집한 것과 구한말의 문장가이며 세도가인 민내승씨의 구장서를 전부 사들인 것. 그래서『귀한 것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그는 한적 면에도 우리나라「톱」수장가.
22일 현재 서고의 절반을 정리한 가운데도 세계적진본인「용감수감」전7책을 비롯하여 유일본 만도 10여종. 나머지 도서 중에서 도서지학 및 국학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기 이홍직 김완용 최순우 진홍섭제 씨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정리작업은 주로 서지학적인 면에서 간추려지고 있는데 장서의 절반이 문집류. 또 의서·병서에도 많은 희귀본이 발견되므로 앞으로 내용검토에 따라 더욱 새로운 가치가 밝혀질 것이라고. 30여종에 달하는 우리나라 고지도중에「우산도」가 나오는 것만도 12종. 그 중에는 임란 전에 간행된 2종이 이채롭게 눈에 띈다.
▲용감수감(이조 초 목판·전7책)=한자연구에 귀중한 자전인 이 책은 완질로서 세계적 진본. 요나라 중 행균이 한자의 여러 가지 음과 변자를 총 망라16만 자를 편한 것.
▲삼한시시구감(이조 초 목판·전1책)=상고로부터 고려말에 이르는 우리나라 시 선집. 송서체의 유일 초판본이다.
▲몽산화상법어(중종28년 목판 초간본·전1책)=신미의 번역으로 된 언해본으로 한글연구에 귀중한 자료.
▲법화경언해(이조 초 목판본·전6책)=언해본으로 한글연구에 귀중한 자료.
▲속오예의(이조 중엽·전1책)=갑인자 주자본으로 서지학상 주목.
▲서해록(이조 초 목판본·전1책)=매월당 김시습이 전국 각지를 유랑하며지은 한시집 초간본. 특히 매월당 자신이 수사 자화상이 있어 주목되는데, 홍산 무량사에 있던 것을 임란 때 타서 없어졌음을 기록.
▲중수정화경사증류비용본초(성·중종 연간간행 갑인자 주자본)=권7 1책뿐이나 서지학 상으로 희귀본이며 말미에 붙인 여러 가지 풀이의 도해가 이채.
▲울릉도도(임란전 필사본·1책)=가로·세로92「센티」의 장지1장에 울릉도를 조감한 고 지도첩. 구한말의 서울시내를 상세히 밝힌「한양경성도지도」와 더불어 특기할만한 지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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