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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화시대」에의 서막 종반에 들어선 일 총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검은 안개」라는 유행어를 번지게 한 일련의 정치적 추문이 계기가 되어 오는 29일 맞게된 일본의 중의원(하원)총선거는 이제 투표일을 1주일 앞둔 종반전에 들어섰다.
다당화시대의 개막으로 성격 지어지고 있는 이번 중의원 총선거는 유동적인 국내외정세를 배경으로 장기적으로는 오는 1970년으로 다가선 미·일 안보조약 개정기를 앞둔 정치적 선택이라는 데서 이번 총선거가 의회정치의 옹호와 정계 숙정을 쟁점 삼아 치러진다는 뜻에서 일본의 의회민주주의가 바람직한 궤도 위에 올라설 수 있느냐는 연관에서 주목되고 있다.
○…투표결과는 조직력을 자랑하는 창가학회를 모체로 한 공명당이 처음으로 진출한다는, 종래의 투표성향을 교란하는 새로운 조건도 곁들여 4백86석을 나누는 새 세력 분포도의 전망을 더욱 흐리게 만들고 있다. 좌등 수상은 이번 총선거결과 자민당이 2백70석은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있으나 일부신문여론조사결과는 총 의석 4백86석 중 과반수 이하인 2백석 선에 그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촌에서는 보수계가, 도시에서는 혁신계가 세다는 것이 일본의 선거유형이 되고있는데 이와 같은 득표율 경향은 농촌인구의 도시유출로 빚어진 초거대도시현상과 이와 관련한 취업구조의 변화(제일차산업비율의 저하)가 배경이 되어 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번 총선거에서 각당의 간부급 그리고 각료 및 유수한 각료경험자들은 거의 빠짐없이 재선되리라는 전망이다. 입후보자수는 지난번 총 선거때와 마찬가지로 9백17명으로 전후최저. 게다가 19의석 증가로 경쟁률은 1·88의 전후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양상이 극히 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중의원 해산 총선거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자신의 선거구에 급행열차를 「정치정차」시켜 운수상직을 빼앗겼던 황선청십랑씨, 자위대악대를 선두로 「금의환향」하여 공사혼동의 지탄을 받았던 전 방위청 장관 상림산영길 씨, 공화제당 부정 융자 등으로 정치적 책임을 추궁 받았던 전 농림상 송야뇌삼씨는 더러는 오히려 득표수를 전회보다 상회하여 재선 되리라 고 들 보고 있다.
이번 총선거는 정계 숙정 선풍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는 하나 각 언론기관의 선거취재반은 전반적으로 금력(가방) 지위(간판) 선거구와의 지연(지반)에 편중하는 선거풍토는 거의 다를 바 없다고 한결같이 알리고 있으며 정치인과 선거구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국가이익 보다 선거구이익을 앞세우는 선거감각 또한 다를 것 없다고 전하고 있다.
종반전에 들어서면서 정책논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기는 하나 이번 총선거는 숙정 선풍에 얹혀 정책대결에 앞서 정치자세가 두드러진 쟁점이 되고 있는 만큼, 선거사범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없으며 일본경시청 총선거 위반단속 본부가 그동안 가려낸 위반건수는 6건에 13명.
한편 종전에는 이른바 5당4락(5천만 원이면 당선, 4천만 원으론 낙선)이란 선거자금 풀이가 6당5락이라는 말로 들리고 있으며 투표일이 박두 되는대로 실질범이 급격히 늘어나리라 고들 보고있다.
○…총선거의 귀결이 자민당의 집권체제에 미칠 영향을 볼 때 자민당이 만약 2백70석을 깰 경우 당내 「반주류파」가 당세 퇴조의 책임을 지우고 좌등 수상의 퇴진을 요구하게 될 것이 예견된다.
이때 당내 「비주류」에 머무르고 있는 굴지의 파벌 구지전파가 반주류에 동조하게되면 야당의 「통일전선」공격도 곁들여 좌등 내각 총사직까지도 예상되고 있다. 좌등 수상의 손으로 잇따라 총선거를 다시 단행하더라도 의석을 더욱 깨게 될 것이고 내각 총사퇴로 돌연 인기가 만회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자민당정권의 차기담당자는 인기상승의 시기를 가려 가까운 장래 다시 총선거에 호소하게되리라는 투시도가 그려지고 있다. 【동경=강 범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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