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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벽신문「대자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의 중공사태를 전하는 외신 보도에서 특이한 점은 그 내용의 대부분이 북평거리에 마구 나붙는 벽보(대자보)들을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의 자유는 없어도 벽보의 자유는 있다.」는 판. 지금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소위 문화혁명의 진전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알려 주고 있는 것은 이 벽보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층의 대결은 혼돈을 극하고 있으며 북평에 주재하는 외국특파원들은 이 유일 한 「뉴스원」을 찾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필사적으로 뛰어 다니고 있다. 한말로 벽보라지만 그 종류는 대체로 세 가지. 신문지 만한 크기에 붓으로 쓴 것인데 한꺼번에 스무 장을 나란히 붙인 경우가 있다. 또 주간지 정도의 종이에 활자로 인쇄한 것이있고 특히 신문지 크기에 한두 자씩을 대서 특필해서 『유소기는 중국식 「호루시초초프」』라는 식으로 10「미터」이상이 나가게 길게 늘여 붙인 것이 인상적.
그러나 초기의 벽보들은 인민일보나 기타의 공식 간행물에도 나오는 중공의 이른바 4악=낡은 풍속·습관·문화·사상=타파를 당이나 정부에 요구하는 정도의 것으로 별다른 취재원이 되지는 못했던 셈.
그러다가 한때 벽보는 자취를 감추고 그대신 전국적으로 홍위병들의 대집회와 난동이 판을 쳤다. 11월 하순께 부터 다시 나타난 벽보는 내용이 일변, 중공의 최고지도자를 직접 지명해가면서 비난을 가하고 있다.
이 벽보내용은 요즘 와서는 침소봉대하게 서로 헐뜯는 것이 있어 중공내분은 좀 과장 보도 되는 느낌도 없지 않다. <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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