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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다국적 CEO 50명 초청…손님없는 행사 우려

중앙일보

입력

한.일 월드컵 개막식에 50여명의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하는 정부의 행사가 주요 초청 대상 CEO들의 잇따른 '방한 불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본지 1월 22일자 29면).

불참 의사를 밝히거나 방한을 주저하는 글로벌기업 CEO들은 대부분 촉박한 초대 일정과 일정 변경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내걸었다.

30일 주한 외국기업들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글로벌 거점본부(굴착기 사업부문)를 갖고 있는 스웨덴 볼보그룹 레이프 요한손 회장은 초청 기간에 유럽에서 열릴 예정인 그룹의 환경 캠페인 행사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초청은 고맙지만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듀폰(채드 홀리데이 회장)과 인텔(크리에그 베럿 회장).선마이크로시스템스(스콧 맥닐리 회장)역시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독일계 화학그룹인 바스프는 일정상 본사 슈투루베 위르겐 회장의 참석이 어렵자 대신 헬무트 벡스 아태지역본부 사장의 참석 여부를 정부측에 타진했으나 정부가 'CEO들의 참석 자리에 격이 안맞는다'며 난색을 표해 결국 참석을 포기했다.

한국바스프 관계자는 "벡스 사장은 그룹 전체의 중요 전략을 결정하는 9명의 이사진 멤버 중 한명"이라며 "지역본부 이전을 포함, 아태지역 내 사업 부문을 총괄 책임지는 책임자가 참석을 거절당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대우차 인수를 추진 중인 GM의 릭 왜고너 사장 겸 CEO를 비롯,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 세계 최대 인터넷 경매회사인 이베이의 맥 휘트먼 회장, 욜마 올릴라 노키아 회장 등은 아직 방한 일정을 못잡거나 행사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다우케미컬.바이엘 등 세계적 화학메이저들을 비롯, 네덜란드.영국 합작 다국적 석유메이저인 로열 더치쉘, 미반도체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등도 CEO의 방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다국적기업 CEO를 비롯, 20여명에게서 초청 응낙을 받은 데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 참석자 확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초청 대상엔 유명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에 투자했거나 의향이 있는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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