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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중국 '스파이 전쟁'

중앙일보

입력

북한과 중국이 지난해 상대방의 정보요원들을 무더기로 추방하는 첩보전쟁을 벌여 지금까지 은밀하게 구축해왔던 첩보망을 서로 파괴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의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27일자)는 베이징(北京)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수십년 동안 북한에 구축한 첩보망이 평양 당국에 의해 와해됐으며, 북한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던 스파이들도 하룻밤에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수십명의 중국 측 '공작요원'을 제거하거나 추방하는 과정에서 중국 무역업체 관계자 일부를 연행하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측은 북한 핵문제가 국제적인 핫이슈로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정확한 의도와 실상을 파악하지 못해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 핵문제에 관해 아는 바 없다"고 토로했다고 이 잡지는 밝혔다.

중국 측은 북한 내 첩보망이 와해되자 이에 대한 보복조처로 수개월간 내사를 벌였다. 그 결과 북측 정보원으로 일한 혐의로 옌볜(延邊)자치주 TV방송국 고위 간부와 부주장(副州長)의 아들, 국가안전국 처장(處長)등을 체포했다.

이에 따라 북측은 지난해 9월 중순 옌지(延吉)에 있는 북한 식당 '삼천리''해당화'등 두 곳을 폐업시킨 데 이어 중국에 직접 파견한 종업원 30여명을 모두 철수시켰다.

미모의 젊은 여성이 대부분인 이들은 귀국시 식량과 각종 물자를 휴대했으나 정상적인 출입국 절차를 밟지 않아 '특수요원'으로 의심된다고 아주주간은 보도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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