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나나와 나’ 그룹전 … 10여 개국 작가 회화·조각 작품 20여 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이 전세계 10여 개국 미술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사진 아라리오]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이 봄을 여는 첫 전시로 그룹전 ‘ARARIO COLLECTION EXHIBITION: 바나나와 나(Banana and I)’을 개최한다. 오는 5월 26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그룹전은 그 동안 한국·중국·동남아시아·인도 및 유럽 10여 개국 등 전세계 미술의 동향을 소개했던 아라리오 갤러리의 다채로운 컬렉션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아라리오에 따르면 이번 전시에서는 수보드 굽타, 아구스 수와게, 마리아노 칭 등 인도와 동남아시아 작가,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토마스 루프, 데이비드 슈넬과 같은 미국 및 유럽 작가, 지다춘, 위엔 위엔 등 중국 작가, 그리고 강형구, 이동욱, 송명진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최근 소장작인 아구스 수와게, 마리아노 칭, 송명진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어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인경 코디네이터는 이번 전시에 대해 내면에 잠재돼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나나와 나’. 전시제목이 참 이색적이죠. 제목처럼 이번 전시는 ‘바나나’라는 단어가 가진 고정된 의미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열대 과일을 지칭하는 ‘바나나’라는 단어를 통해 우리는 형태와 맛, 그 외의 특징을 단번에 떠올릴 수 있습니다. 바나나를 언급하면서 노란색, 부드러운 질감, 달콤한 맛, 길쭉한 형태, 쉽게 물러지고 약함, 이외의 다른 것들은 상상하기 어렵죠. 미술이라고 지칭되는 모든 사물들과 행위에 대해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인식은 ‘바나나’라는 단어를 통해 즉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특징들만큼 고착된 선입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고상함과 의미 있는 것, 천재성, 창의적인 것 등 작가를 떠올릴 때의 선입견과 단순히 쉽고 재미있는 것만을 원하는 대중들 사이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술이 포함하는 사물과 행위, 이를 수집하고 전시하고 유통하는 일련의 과정에 관련된 종사자들의 태도 역시 이미 고정된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작가와 작품, 전시들이 지역과 연령, 혹은 소재, 재료 등 가장 단순한 지표로 분류돼 얼마나 편리하게 소개되는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지역과 연령, 소재의 분류에서 벗어나 고정된 확신을 갖고 있는 대상과 실제로 대면해 느끼는 대상과의 불일치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아리리오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의 주요 주제인 ‘삶과 죽음의 교차’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여러 지역과 여러 연령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20여 년 이상 다져온 아라리오 컬렉션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온에 하루만 두어도 거뭇거뭇한 반점이 노란 껍질 표면에 뒤덮이는 바나나는 빠르게 변하는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시각화하고 있습니다. 영속적이지만 매 순간 분절되는 삶과 죽음의 시간성을 이번 전시에서는 유년시절, 옛 영광의 흔적, 영원히 오지 않을 미래의 꿈과 좌절, 그리고 죽음을 투영하는 삶 등 특정 대상의 표면과 배치로 표현하거나 포괄적인 사회와 역사의 체계에 포함하기도 하며 개인의 일상사와 육체적인 감각을 뒤섞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이번 전시는 ‘바나나’라는 단어 하나로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은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나를 관통하며 흘러가버린 시간과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계기를 가져보길 바랍니다.”

한편 이번 ‘바나나와 나’ 그룹전은 오는 5월 26일까지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진행되며 회화·조각·설치 등 총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최진섭 기자

관람안내

시간 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마지막 입장 6시 30분까지)
  주말 오후 2·4시 도슨트 전시설명
입장료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
관람문의 041- 551-5100
www.arariogaller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