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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외국인 '쌍끌이' 매수 750선 돌파한 증시

중앙일보

입력

기관과 외국인이 모처럼 '쌍끌이'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 올렸다.

이들이 함께 매수에 나선 것은 14일(거래일 기준)만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2천1백억, 1천7백억원씩을 사들이며 매물 벽이 두터운 종합주가지수 750포인트를 가볍게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주가순환주기를 볼때 시중에 넘쳐나는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 올리는 유동성 장세에서 이제 기업실적호전에 입각한 실적장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적장세란 주가가 기업의 이익증가를 재료로 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즉 경기호전으로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지만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인해 주가는 계속 상승한다.

◇ 실적장세는 기관이 주도=현대증권 전진오 선임연구원은 "조정이 시작된 8일 이후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에 들어온 잔고가 1조5천억원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투신의 매수규모(1천4백61억원)는 올들어 최고치다.

한투증권 김성대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형에 기대 이상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LG화학 등 그동안 덜 올랐던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버텼다는 사실은 이미 장이 대세상승으로 접어들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부동산시장이 최근 세무조사 등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제는 실적장세에 맞게 투자전략을 재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주가가 뛰는데도 금리가 오르는 것을 볼 때 710포인트 근처에서 이미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실적장세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신사 뿐만 아니라 투자자문사에도 돈이 몰리자 외국인들도 '손놓고 있다간 큰 일 나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어떤 종목에 주목해야 하나=제일투자신탁증권 김정래 투자분석팀장은 "기관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실적 호전주를 사들이고 있는 만큼 개인들도 이에 맞는 매매에 치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이 나빴지만 올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보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종목들은 올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5월이나 되야 상승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따라서 하나은행.한국제지.아세아시멘트.코오롱.동일방직.대한재보험 등의 종목이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 주가 순환주기란=경기나 금리 동향에 따라 주식시장이 금융장세(유동성 장세).실적장세.역금융장세.역실적 장세를 순환한다는 주장이다.

경기선행지표가 바닥을 찍은 후 경기회복세가 서서히 나타나는 금융장세에서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돈의 힘(유동성)의 힘에 의해 전업종에 걸쳐 주식이 고르게 오르는게 특징이다.

금융장세 이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면 실적장세가 펼쳐지는데 이때는 장기금리가 상승해도 경기호황으로 기업의 실적개선이 한층 돋보이기 때문에 주가는 계속 오른다.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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