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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인터넷 쇼핑몰' 공동운영

중앙일보

입력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하고, 상근 활동가 월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재정에 허덕이는 시민단체들이 재정자립화를 위해 공동으로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나섰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여성민우회, 진주환경운동연합 등 전국의 30여개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중순 공동으로 인터넷 쇼핑몰인 '기부몰'(http://www.gibumall.com) 사업을 시작했다.

이 쇼핑몰은 네티즌이 물품구매시 쇼핑몰에 링크돼 있는 시민단체들의 배너를클릭할 경우 물품 판매 수익금의 70%가 해당 시민단체에 기부될 수 있도록 운영되고있다.

'기부몰'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노범섭(41) 사장은 23일 "간사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열악한 재정에 시달리는 시민단체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싶어 여러 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쇼핑몰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사장도 현재 조립 컴퓨터 판매업을 하면서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을 맡아지역사회에서 활발한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노사장은 "93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시절 50만원이 채 안되는 간사의 월급조차 제때 주지 못하는 재정의 열악함을 통감해 돈을 벌게 되면 시민단체 지원재단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현재는 그럴 여유가 안돼지만 이 쇼핑몰이 그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보 부족과 쟁쟁한 거대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위세에 눌려 개통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물건 구매는 거의 없는 상태. 기부금 전달실적도 1건에 불과해 진주의 한 시민단체에 컴퓨터 구매로 생긴 이익금 9만여원을 전달한 것이 전부다.

노사장은 그러나 "현재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주요 시민단체는 물론, 지방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사업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들 단체가 사업에 참여할 경우 각 단체 회원들의 호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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