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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구의 힘' 동양 라이온스 꼴찌서 9연승

중앙일보

입력

22일 오후 7시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구체육관.

“짝짝 짝짝짝짝... 대 ∼ 구 동양.”

실내체육관은 수천명이 쏟아내는 함성과 응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양 라이온스’라는 글자가 새겨진 막대풍선을 열심히 두드리며 응원하는 관중의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 입장객은 5천6백여명.보기 드물게 5천2백석 자리를 다 채우고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도 많았다.

경기침체 ·취업난 등 우울한 소식으로 의기소침해 있던 대구시민들이 지역 연고 농구팀인 ‘동양 오리온스’의 연승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해 꼴찌를 기록했던 대구 동양이 이번 시즌 들어 9연승에 종합순위 1위의 대기록을 세우면서 농구팬은 물론 시민들도 짜릿한 승리감에 취해 있다.

이날 열린 동양 오리온스 대 삼성 썬더스 경기가 시민들의 눈길을 모은 것은 당연했다.10연승의 고지를 넘을 수 있느냐는 점에서 더욱 관심거리였다.

체육관 일대는 경기 시작 전인 오후 5시30분부터 몰려든 차량들 때문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인근 식당들도 식사를 하는 관중들로 붐벼 모처럼 재미를 봤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동양 선수가 삼성 선수의 볼을 가로채 반격에 나서거나 3점슛이 터질 때마다 환호성으로 장내는 떠나갈 듯했다.

동양 오리온스 응원단도 여학생들로 구성된 ‘오빠부대’가 아니라 대학생·회사원·여학생 등 다양했다.30,40대 부부나 가족 단위 관중도 많아 동양의 연승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동료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경북대 권영옥(25 ·경제학과 3년)씨는 “이보다 더 통쾌한 일이 어디 있느냐”며 목이 쉴 정도로 응원했다.

가족과 함께 온 이정수(44 ·회사원 ·북구 복현동)씨는 “꼴찌에서 1위로 올라선 동양 선수들이 대견하기만 하다”며 “스트레스가 싹 가시는 상쾌한 소식 아니냐”고 반문했다.

두팀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동안 질서정연하면서도 뜨거운 열기는 내내 이어졌다.

아깝게 지긴 했지만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네티즌들도 “잘했다”“다음번에 꼭 이길 것”이라며 동양을 응원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잇따라 올렸다.

동양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대구시민들은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며 “더욱 열심히 뛰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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