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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미래, 청년·소비자·중기와 함께 노래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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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2월 SK 해피뮤지컬스쿨 교육생들이 1년간의 뮤지컬 전문 배우 교육을 마친 뒤 졸업공연을 하고 있다. 해피스쿨은 저소득층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사회공헌사업으로 뮤지컬·요리·자동차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 SK그룹]

“지난 50년간 우리는 잘살아 보자는 신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우리 기업이 사회적 배려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할 때입니다. 국민이 우리 경제계의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신뢰를 보내주실 수 있도록 진심 어린 소통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지난달 말 제2기 새 임기를 시작하며 사회적 배려와 희망을 강조했다. 기업이 혼자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소통하며 함께 나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행복한 경제, 희망의 경제’를 위한 기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 공헌의 으뜸은 일자리다.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전 세계는 극심한 일자리 가뭄에 시달렸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자리가 늘어난 몇 안 되는 나라다. 국정백서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한국은 81만 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인구·경제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일자리가 618만 개가 줄어든 미국, 151만 개가 감소한 일본에 비해선 대단한 선전이다. 어려운 경제 현실 속에서도 일자리만큼은 늘려가려고 애쓴 기업·정부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올해도 원화가치가 올라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세계 경제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일자리 창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7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1만3700여 명을 채용했던 롯데는 올해는 채용 인원을 더 늘릴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올해 대졸 채용 규모는 350명으로 지난해보다 17% 늘렸다. 사람이 많이 필요한 서비스·문화 업종을 거느린 CJ그룹은 9년간 임직원 수가 2.5배 늘어나 일자리 창출형 기업의 면모를 과시했다. 고졸·여성이 느껴 온 취업 장벽을 허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대졸 신입사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선발한다. 지난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고졸 공채를 했던 한화그룹은 최근 비정규직 19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직원을 뽑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인재를 키우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개원 41년이 되는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은 지금까지 16만 명의 기술 인력를 양성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WP·효성)’운동을 펼치거나 자율출퇴근제도(아모레퍼시픽)를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KT는 5년 연속으로 한국능률컨설팅협회의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됐다. 허창수 회장은 “‘소프트’가 사업의 핵심역량이 된 오늘날 인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근로자 만족=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도 최고의 품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카페 같은 영업점, 갤러리 같은 지점 등을 확대하고 있다. 23개 직영 서비스센터도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이 회사뿐 아니라 여러 기업이 올해의 화두로 ‘소비자가 행복한 경제’를 꼽고 있다. LG그룹은 ‘고객 만족’을 넘어서는 ‘고객 감탄’을 목표로 뛰고 있다. LG는 창립 후 최대규모인 20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항공업계의 서비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8월 인천~애틀란타 노선에 대형·고급 기종인 A380을 추가 투입한다. 저칼로리 건강식 등 웰빙 기내식도 강화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가족·임산부·어린이·장애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원스톱 공항 서비스인 ‘한사랑 라운지’, 3세 미만 어린이를 동반한 여성 전용카운터 등이 대표적이다. SK브로드밴드는 방송 프로그램 중 특정 코너만 골라 볼 수 있는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서비스가 제대로 되려면 판매 사원의 행복이 커져야 한다는 방침 아래 판매사원을 위해 전국 점포에서 ‘힐링 센터’를 운영한다.

◆사회공헌 3조원 시대=한국 기업의 사회공헌(CSR) 활동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05년 1조4025억원이었던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은 2011년 3조1241억으로 늘었다.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 한 곳당 지출은 140억원이 넘는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사회공헌 전담조직(1994년)을 만들었던 삼성은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드림 클래스’, 영유아 대상의 어린이집 등 맞춤형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올해 초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해 국민경제에 힘이 되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어린이 심리 치유 프로그램인 ‘마음톡톡’을 최근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의 1%나눔재단, 에쓰오일 사회봉사단도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당장 가시적 성과가 나지 않지만 꼭 필요한 활동을 하는 진정성 있는 CSR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SK그룹의 장학퀴즈도 한국 기업의 CSR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육 기부활동이다. 40년이 된 장학퀴즈는 중국에서도 방송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임직원이 함께 모은 80억원의 기금을 바탕으로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을, 이랜드 그룹은 수익의 1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동반성장은 사회공헌의 또 다른 이름이다. 현대상선은 협력사에 운항, 선박 관리 자문을 해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협력사의 원자재 부품 공동구매를 주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손을 잡고 국산 농수산물의 수출 확대에 나섰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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