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다음에 보자, 설욕 못한 전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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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전북 현대가 지난해 굴욕을 안긴 광저우 헝다(중국)에 복수할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파비오 감독대행이 이끄는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와의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북은 전반 26분 김정우가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19분 무리퀴(브라질)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전북은 2무에 머물렀다. 광저우는 1승1무다.

 전북은 이날 칼을 갈고 나왔다. 전북은 지난해 전주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에서 광저우에 1-5 참패를 당했다. 또 전날 마르첼로 리피(65) 광저우 감독이 고령을 이유로 미디어데이에 무단 불참했다.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의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을 이끈 세계적인 명장이지만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전북 선수단과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광저우는 모기업인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아시아의 맨체스터 시티’라 불린다. 이날도 이적료 ‘1000만 달러(약 109억원)의 사나이’ 다리오 콘카(아르헨티나)와 전북 출신 황보원, 펑샤오팅 등을 총출동시켰다. 광저우 2300여 명의 원정팬도 관광버스 50여 대를 대절해 전주를 찾았다. 광저우 구단이 홈경기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모든 비용을 댔다.

 전반 중반까지 다소 밀린 전북은 전반 26분 김정우가 아크 오른쪽에서 반대편 골문을 노리는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전반 40분 중앙 수비 정인환이 옆구리 통증으로 윌킨슨과 교체돼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전북은 후반 19분 아쉽게 동점골을 내줬다. 무리퀴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넘어지며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정인환 대신 투입된 윌킨슨의 느린 발이 아쉬웠다.

 경기 후 리피 감독은 전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열이 나고 아파서 호텔에서 쉬었다.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E조에 편성된 FC 서울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원정 경기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인 끝에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장쑤 세인티(중국)에 5-1 대승을 거둔 서울은 1승1무를 기록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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