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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수수료 또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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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가 또 낮아졌다. 하지만 ETF 본고장인 미국보다는 아직 높아 앞으로도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12일 KB자산운용은 코스피200 지수를 좇는 상장지수펀드인 ‘Kstar200’의 운용수수료를 기존 0.25%에서 0.07%로 0.18%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수수료율 0.07%는 코스피200 지수 ETF 중 최저다. 하루 평균 1600억원어치가 거래되는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200’의 수수료율은 0.35%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200’은 0.09%,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킨덱스200’은 0.15%를 받는다. 코스피200 지수 ETF는 여러 종류의 ETF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투자자가 찾는 간판 상품이다.

 매매가 쉽고 비용은 적게 들어 투자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ETF의 수수료율은 계속 내려가는 추세다. 지난해 미래에셋과 한투운용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수수료율을 낮추며 삼성운용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해 왔다. ETF는 상품 차이가 뚜렷하지 않아 가격 외엔 경쟁 수단이 별로 없다. KB운용이 수수료율을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경석 KB자산운용 상무는 “대표지수 ETF는 기관투자가 수요가 많다”며 “보수를 낮춰 시장경쟁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ETF 수수료는 투자자가 펀드를 보유한 기간만큼 하루 단위로 계산해서 부과한다. 소액으로 잠깐 투자하는 개인은 무시할 만한 금액이다. 하지만 수천억원 단위의 뭉칫돈을 굴리는 기관투자가에게는 0.01%포인트가 큰 차이다.

 ETF 수수료 인하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뜨거웠다. 뱅가드와 블랙록 등 주요 ETF 운용사가 수차례 수수료를 내린 결과 현재 대표지수(S&P500) ETF의 수수료는 0.05%까지 낮아졌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우리나라 ETF 수수료도 내려가고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며 “조금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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