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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속의 영광|수감중인 19세소년이 대학검정에 2위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경북지구 66연도대학 검정고시(경북대학교서 시행) 합격자가운데 소년교도소에 수감중인 19세의 소년이 차위성적을 차지해 감방속에 감격의 눈물을 뿌리게했다. 영광을딴 주인공은 김천교도소에 복역중인 김만복(19)군.
김군은 3년전인 64년2월 고향인 경남합천 모중학교를 졸업했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진학을 단념, 농사일을 도우면서 독학을했다. 재작년 대학검정고시에 응시, 6과목에만 합격, 아깝게도 영어 사생 음악등 3과목에 떨어졌으나 그는 초지를 굽히지 않았다.
응시할때는 죄수복대신 소년단 복장을하고 교도관의 보호를 받았다. 악몽이 계속되던 5월7일 그는 대구시내 모여관에 침입, 손님의 옷을 훔치려다 검거, 영어의 몸이 된것이다. 대구지법의 단기8월 장기1년형이 확정, 김천소년교도소에 이감됐다.
한때 실의에 잠긴 김군은 어느날 최길환교무과장에게 특별면회를 요청, 그가 걸어온 가시밭길을 눈물로 실토했다. 최교무과장과 서호선소장은 김군의 눈물겨운사연을 듣고 대학검정준비를 허락하는 한편 박봉을털어 필요한 책을사주고 면학을 독려했다.
김군은 하루 10시간씩 공부했다. 10월29일 대학검정고시에서 응시자 3백5명중 2위로 합격한것이다. 그는 합격통지서를 받고 푸른옷자락이 젖도록 울었다.
동료수인들도 눈물로 축복했다. 교도소는 김군의 가석방 신청을 상부에 냈다. 김군은 서울대학교 공대에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대구=최순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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