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환기에 선 서독의 전후정치체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독에있어서의 「아데나워」「에르하르트」 시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는 것으로도 보이는 새로운 정치정세가 「본」 에서 발전하고있다. 서독의 집권당인 기민당 의원총회가 「에르하르트」 수상의 후계자로 「쿠르트·게오르크·키징거」씨를 선출함으로써 서독의 전후사는 이제 막 큰전환점에 도달한 감이짙다. 기민당 의원총회가 어제 세차례에 걸친 투표끝에 선출한 이 다음 연방 정부수상후보 「키징거」 씨는 변호사 출신이며 2차대전후 정계에 투신한 사람이다. 의회정치가로서의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49년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줄곧 의회생활을 하는동안 주로 외교부문에서 활약하여왔다. 그리고 중후한 신사정치가로서도 알려져 왔다. 그러나 「나찌」 당에 가담했었던 그의 전력은 그가 하원에서 신임을 획득하는데있여서 다소의 논란거리가 될듯하다.
이미 동독에서는 그 점을강조하여 비난의 화살을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시일내에 연정을 수립하겠다고 하면서 하원에서 과반수세력을 얻기위한 교섭을 신속하케 전개하고 있는터이라 그의 영도로, 이루어질 새로운 서독정치의 출현은 이제 시간문제라보아도 좋을것이다.
아뭏든 이제 서독은 위에서도 지적한대로 그전후사가 크게 변모할 지점에 서게 되었다고 할수있다. 「에르하르트」정권이 급속하게 붕괴된 직접적요인은 기민당과 연립을 이루고 있었던 자민당이 새해 예산편성에 있어서 증세를 반대하고 절약정책을 내세우면서 연립을 포기한데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것이그 그 심층에 경제· 군사· 외교를 포함하는「에르하르트」 정치에 대한 전면적 반발이 깔려 있던것이었고 보면 그 변모의 의미는 한층 강조될수밖에 없다. 더나아가서 그러한「에르하르트」정치에 대한 전면적 상의의 경향이 그대로 「아데나워」·「에르하르트」시대에 대한 수정의 욕태와 일치한 것이고보면 서독이 이제 전환을 위한 한 큰획을 찍으리라하는것은 쉽게 예상할수가 있다.
근태 구주 대육 에서는 「나토」 와 「고르샤바」 체제가 종래의 냉전적 구조로부터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었고, 특히 서방동명내부에 있어서 서독을 에워쌌던 군사체제를 크게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는것은 서독이 그 자주성의 회복을 위한 몸부림을 강화시키는것이 되어있다 할 수 있다. 게다가 미·소 또한 근래에 이르러 새로운 화해를 모색하는 중인만큼 서독의 현실적 자세에로의 접근의 필요는 더욱 촉구되어졌었다고 볼 수 밖에없다.
물론 그러한 서독의 경제·군사· 외교적전환의 필요가「키징거」 씨 혼자만의 힘으로 요리될것은 아니며 그의 정치생명도 아직은 확실하게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것은 새로운 수상을 맞을 서독이 새시대의 수요에 어떻게든지 접근·적응하려는 노력을 강화시켜 갈것이라는 것일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