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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101경비단 해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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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청와대 경비를 맡아온 경찰 소속 101경비단이 사라질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측 핵심 관계자는 23일 "현재의 경호체제는 대통령을 외부로부터 격리.차단하는 원시적인 분리 경호 시스템"이라며 "요새화한 청와대를 개방형으로 바꾸고, 경호 시스템을 축소.정예화하는 차원에서 101경비단을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서실동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입주시키기로 함에 따라 본관 주변 경호동의 축소도 불가피해졌다"고 덧붙였다.

101경비단은 형식상 서울 경찰청 직속 기구. 그러나 군 소속의 부대들과 함께 청와대 경호실의 지휘.통제를 받고 있다. 경무관급이 맡는 101경비단장은 치안감 승진 코스로 알려진 요직이다.

학력위조 파문으로 낙마한 박금성 전 서울경찰청장의 경우 현 정부 초기에 동대문경찰서장이었다가 101단장을 맡은 뒤 경기경찰청장을 거쳐 수도 서울의 치안책임자로 승승장구했다.

특별 전형을 통해 1년에 두차례 선발하는 경비단원들도 특별 수당을 받으며, 일선 경찰서로 돌아갈 땐 높은 평점을 받는다.

101경비단은 1974년 8월, 당시 차지철(車智澈)경호실장이 부임한 뒤 창설했다. 육영수(陸英修)여사 저격사건 후 청와대에 입성한 車씨는 101경비단 등 각종 경호부대들을 창설해 자신의 세(勢)확산에 이용했다.

75년부터는 101경비단과 군소속의 30.33경비단, 공수단 등을 매주 금요일 경복궁 내 30경비단 연병장에 집합시켜 열병.분열을 했고, 이 자리에 정.관계 인사들을 불러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이 '차지철 퍼레이드'에선 당시 경호실 차장보였던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장군도 '우로 봐'구호를 외쳤다.

12.12사태 때 전두환씨의 심복으로 경호실 작전담당관이었던 고명승(高明昇.육사 15기)대령은 경호실 요원과 101경비단 1개 소대 병력을 이끌고 삼청동 총리공관을 찾아 공관 경호원들을 무장해제시키기도 했다.

직후 신군부는 이곳에 있던 최규하(崔圭夏)대통령을 강압해 정승화(鄭昇和)육군참모총장 연행 결재를 받아냈다. 99년 5월엔 본관에서 수십m 떨어진 외곽 경비초소에서 101경비단원들의 총기사고가 발생, 金모 순경이 사망하는 등 군기문란 사고를 겪었다.

강민석 기자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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