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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특집] 승리의 숨은 주역 수비수

중앙일보

입력

축구에서 스트라이커만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받지 못하지만 후방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주는 숨은 주역들은 바로 수비수들이다.

이들은 먹이를 노리는 야수처럼 쉴새없이 골문을 휘젓고 다니는 상대 스트라이커들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해 공격루트를 차단해야 하고 때로는 몸을 사리지 않는 강력한 태클로 실점을 막아내야 한다.

또한 공격과 수비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현대축구에서 수비수들은 자신의 방어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 결승골을 터뜨리는 중책을 맡기도한다.

실력 차이가 종이 한장에 지나지 않는 강팀들이 맞붙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무대에서 수비수들의 활약은 승패의 명암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수비수를 꼽는다면 최강 프랑스의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마르셀 드사이(잉글랜드 첼시)일 것이다.

선천적인 유연성과 순발력을 갖춘 드사이는 1대1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개인기로 프랑스의 승리를 지켜내 `바위(Rock)'라는 칭호를 얻고 있다.

지난 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한국대표팀의 설기현이 "드사이가 뒤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위협감을 느꼈다"고 실토했을 정도. 프랑스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아르헨티나의 중앙 수비에는 로베르토아얄라(스페인 발렌시아)가 버티고 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98년 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며 주전 자리를 꿰찬 아얄라는 거친 태클과 교묘한 반칙을 섞어가며 상대 공격수를 움츠러들게 만든다.

`빗장 수비의 대명사'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네스타(이탈리아 라치오)도 화려한 개인기와 강력한 대인방어와 리더십으로 파비오 칸나바로(파르마), 파올로 말디니(AC 밀란)와 함께 환상의 스리백 수비진을 짠다.

중량감 있는 공격수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가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바로 톱니바퀴처럼 물려들어가는 수비진을 갖추고 있는 덕택이다.

드사이나, 아얄라, 네스타가 중앙을 굳건히 지키는 수비에 치중하는 포지션이라면 브라질의 수비수 카푸(이탈리아 AS 로마)와 호베르투 카를로스(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2선에서 침투해 들어가는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임무도 함께 맡는다.

주로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되는 카푸는 오버래핑 기회를 정확히 알아내 질풍같은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어 상대 골네트를 흔든다.

또한 카를로스는 세계 축구계가 인정하는 왼발 프리킥의 달인. 그가 프리킥을 준비하면 상대 수비수들은 수비벽을 겹겹이 쌓을 정도로 공격수 못지 많은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밖에 파워넘치는 몸싸움으로 정평이 난 잉글랜드의 솔 캠벨(잉글랜드 아스날), 경기를 읽는 넓은 시야의 소유자 포르투갈의 페르난두 쿠투(라치오) 등도 이번 월드컵에서 완벽한 수비를 책임질 선수로 꼽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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