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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하늘 찌른 7성급 발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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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계태권도연맹 소속 시범단이 4일 부르즈 알아랍 28층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다. 이 장소에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 건 골프 티샷(타이거 우즈), 테니스 매치(페더러 대 애거시)에 이어 세 번째다. [사진작가 이진호]

국기(國技) 태권도가 두바이의 하늘을 점령했다. ‘7성급 발차기’로 2020년 올림픽 핵심 종목 선정을 자축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산하 태권도 시범단 20명은 3일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부르즈 알아랍(Burj al Arab)’ 최상단 헬리패드(헬리콥터 이착륙을 위한 공간)에서 화려한 태권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약 40분간 발차기, 품새 등 기본 동작에서부터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춘 퓨전 안무까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진행했다.

두바이의 ‘부르즈 알아랍’. [중앙포토]

 부르즈 알아랍은 1999년에 개장한 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이다. 지상 211m 높이에 위치한 이 건물 28층의 헬리패드는 지름 22m의 원형 구조물로 2004년 타이거 우즈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려 유명해졌고, 이듬해에는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와 앤드리 애거시가 약식 대결을 벌였다.

 앞서 선보인 골프와 테니스가 상업적인 이벤트였던 것과 달리 이번 시범은 태권도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실시한 비상업적 행사였다. 조정원 WTF 총재가 아이디어를 냈고 아랍에미리트(UAE) 태권도협회의 협조를 거쳐 성사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태권도가 2020년 올림픽 핵심 종목(Core Sports)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는 이벤트였다. 이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 태권도 활성화에 대한 염원도 담겼다. UAE는 1일부터 3일까지 두바이 인근 신흥도시 푸자이라(Fujairah)에서 20개국 27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국제태권도대회를 열었다. UAE가 국제 규모의 태권도대회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태권도 시범단의 일원으로 헬리패드 이벤트에 참여한 이지석(23·경희대)씨는 “전 세계에 태권도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린다는 각오로 한 동작 한 동작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조정원 총재 또한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태권도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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