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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직원 "성관계 요구 거절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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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유명 헤어숍인 박준뷰티랩(국내외 지점 159개) 본점. 그러나 이 회사 대표이자 아이콘인 헤어디자이너 박준(62·본명 박남식·사진)씨는 하루 종일 출근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박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미용실 관계자는 “대표님은 나오지 않았고 연락도 두절된 상태”라며 “직원들도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미용실 건물에서 비서인 A씨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다. 또 올해 초 경기도 양평의 한 사찰에서 열린 직원 세미나 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직원 B씨 등 3명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월 말 경찰의 성폭력 피해 원스톱지원센터를 찾아 박씨를 고소했다. B씨 등 여직원 3명도 지난달 중순 박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가 접수돼 수사를 진행 중이고, 박씨의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 조사를 벌여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A씨는 경찰에 “직속상관이자 회사 대표인 박씨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지난해 해고된 직원 C씨는 경찰에 “박씨의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자 이유 없이 해고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뷰티랩 측은 이날 오후 공식 입장표명을 통해 “먼저 사회적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심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소 내용은 상당 부분 허위 또는 왜곡된 것으로 박 원장은 고소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도 “A씨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으며 성추행도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호·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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