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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오류" 삼성, 애플 배상액 1/2 줄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1년 4월부터 2년 가까이 끌어온 삼성전자와 애플 간 미국 내 특허소송 1심 판결이 1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사진) 판사는 이날 1심 최종판결을 통해 “1차 평결에서 배심원단이 산정한 10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1200억원)의 배상금 중 43%인 4억5051만 달러를 삭감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태블릿PC 14종에 대한 특허침해 배상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법리상 오류를 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불해야 하는 배상액은 삭감분을 제외한 5억9949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배상액이 상당 부분 감소했지만 여전히 특허소송으론 역대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다. 애플이 당장 삼성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과 애플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가능성이 커서다. 항소심을 거치면서 손해배상액은 더 줄어들 수도 있고, 되레 늘어날 수도 있다. 애플은 당초 27억 달러(약 2조9240억원)를 배상금으로 요구했었다.

루시 고 판사는 이어 갤럭시S2(AT&T) 등 14개 기종에 대해선 “추가 재판은 별도로 진행하라”고 권고(ordered)했다. 새 재판은 1심과는 다른 배심원단에 의해 평결이 이뤄지는 만큼 1심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실리콘밸리에 정통한 매체인 새너제이 머큐리는 “새 재판은 결국 워싱턴DC에 있는 미연방순회항소법정(Federal Circuit Court of Appeals)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최근 수년간 재판 결과를 보면 연방순회항소법정의 결정은 쿠퍼티노(Cupertino·애플 본사 소재지) 측에 덜 유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소비자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은 삼성전자의 다음 목표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인 블랙베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가 (블랙베리의 강점인) 스마트폰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며 “삼성은 이번 주 녹스(Knox)란 이름의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발표하고 기업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녹스는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군 요새로 세계 1위 금 보유국인 미 정부의 금 보관소로도 유명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의 군수산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정부기관의 엄격한 보안 기준을 충족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랙베리 출신으로 현재 삼성전자의 부사장인 팀 왜그너는 “만일 삼성이 특정 시장에서 1등이 되기로 결정했다면 우린 반드시 1등이 되고야 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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