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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수익률, 펀드가 신탁의 2.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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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는 펀드가 최고였다. 1인당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 연금저축 수익률이 그랬다. 자산운용사가 굴리는 연금펀드는 지난해 평균 7.6% 수익을 냈다. 반면에 은행 연금신탁은 수익률이 3.3%,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은 -2.5%, 손보사는 -0.01%였다. 은행과 보험사·자산운용사가 28일 일제히 공시한 연금저축 상품 657개의 수익률을 중앙일보가 자체 집계한 결과다. 주로 국공채에 자금을 굴리는 신탁·보험과 달리 주식에까지 투자하는 펀드가 제일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9.4% 오르고, 해외 채권들이 높은 수익을 낸 덕이다.

 지난해 1년이 아니라 판매 개시 후 지난해 말까지의 연평균 수익률을 따져봐도 순위는 마찬가지였다. 펀드가 5.7%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신탁(4.1%), 손해보험(-1.7%), 생명보험(-3.9%)의 순이었다. 2001년 판매돼 13년이 넘은 것부터 지난해 나온 신상품까지를 모두 평균한 수치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측은 “연금보험은 납입 초기에 5~6%가량 사업비를 떼고 수익률을 계산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해명했다. 연금보험은 예컨대 가입자가 100만원을 냈을 때 사업비 5만원을 먼저 떼고 95만원을 굴리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갓 나온 상품은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어 전체 평균 수익률이 깎였다는 설명이다.

 전체 연금저축 상품 중에 지난해 가장 성적이 좋았던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라이프사이클차이나업종대표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1호’였다. 지난해 수익률이 19.8%였다. 그러나 중국 주식 시장이 곤두박질쳤던 2011년엔 27.2% 손실을 냈다. 2011년 가입자라면 아직 원금 회복을 못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을 고를 때는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금을 대부분 채권에 운용하는 연금신탁과 보험은 단기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정성은 높다는 게 장점이다.

 연금저축 가입자들은 수익률이 나쁘다든가, 또는 돈이 필요해 연금저축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가입 후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이 절반 정도다. 그러나 연금저축은 중도 해지하면 뜻하지 않은 손실을 본다. 소득공제를 받았던 금액에 대해 22% 기타소득세를 되물어야 하고, 전체 적립액의 2.2%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수익률에 불만이라면 방법은 있다. 다른 연금저축으로 갈아타는 ‘계약 이전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절차는 복잡하다. 새로 가입할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로 가서 가입 신청을 한 뒤, 현재 가입한 금융회사에 다시 가서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 은행에서 방카슈랑스를 통해 연금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은행이 아니라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에 직접 가야만 연금저축을 옮겨탈 수 있다.

 연금보험은 공시한 수익률을 보고 특정 상품에 가입하러 갔다가 “판매중지됐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품이 완전히 단종된 것이 아니라 약관을 조금 고친 경우가 많다. 단지 ‘약관을 일부라도 개정하면 신상품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현행 규정 때문에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럴 땐 원하는 연금보험을 얘기하면서 “이 상품의 최신판에 가입하고 싶다”고 말하면 된다. 연금저축 상품별 수익률은 인터넷 (www.fss.or.kr/fss/kr/popup/pension_info.htm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혁주·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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