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취업 그래도 길은 있다] 취업

중앙일보

입력

'눈높이를 더 낮춰라'.

전문가들이 말하는 올해 취업전략이다. 외환위기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좁은 취업문이 올해도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크루트(http://www.recruit.co.kr) 이정주 사장은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에도 경력자 중심의 수시채용 방식으로 소수인원만 충원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업들이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선다해도 신입 정규직 채용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쏟아질 대졸예정자를 빼고도 현재 20대 청년 실업자만 30만명을 웃돌고 있다. 그런데 올해 대기업 채용은 특별히 더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전자.정보통신(IT).금융 관련 기업 대부분은 채용인원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뽑거나 되레 소폭 줄일 방침이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그나마 사정이 좋은 유통.건설업종을 노리는 게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 유통.건설업종은 다소 숨통 트일 듯=올해는 백화점.할인점 관련 업체에 취직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질 전망이다. 연초에만 이들 분야에서 총 2만여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총 50여개의 신규 판매점포가 개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건설업체의 신규 인력 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예산의 65%를 상반기 중에 집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취업정보 전문업체인 인크루트(http://www.incruit.com) 관계자는 "건설업의 특성상 채용인원이 급격히 늘진 않겠지만 정부 예산의 조기집행.월드컵 특수 등과 맞물려 지난해보다 취업기회가 훨씬 더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벤처도 마케팅 직종에서 개선 조짐=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2천명과 2백70명씩을 뽑았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줄일 움직임이다.

또 LG-EDS.대우정보시스템.삼보컴퓨터도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삼보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신규 인력보다 경력자 위주의 채용계획을 밝히고 있다.

IT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IT경기가 지난해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큰 기대를 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구인구직 사이트인 잡라인(http://www.jobline.co.kr)의 조형래 사업팀장은 "IT기업들이 올해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인력을 상당수 채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따라 프로그램 개발 등 기술직에 비해 마케팅 직종의 취업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 등 금융업계도 올해는 신입사원 채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삼성.교보.흥국생명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사원을 뽑지 않을 방침이다. 필요 인원이 생길 경우엔 경력사원을 수시 채용해 보충한다는 방침이다.

차진용.김준현 기자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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