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주택은행장 인터뷰] "새해에도 저금리 리딩뱅크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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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이 내년에도 낮은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사진)은 30일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생기겠지만, 경기회복세를 굳건히 하려면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하며 국민은행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金행장은 "국민은행이 금리를 낮게 가져가면 다른 은행들도 금리를 올리지 않고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의 금리는 다른 은행보다 0.5%포인트 정도 낮기 때문에 국민은행이 가만히 있는데 다른 은행이 먼저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

국민은행은 또 중소기업 여신을 올해 28조4천억원에서 내년에 36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전담할 점포를 늘리고, 이를 총괄할 중소기업본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연 19%로 획일적으로 적용해온 연체대출금리를 고객의 신용상태, 대출 특성, 시장의 금리수준 등을 반영하는 '차주(借主)별 대출금리+α' 방식으로 바꿔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金행장은 "우리의 이탈 고객만 유치해도 영업이 가능하다고 한 은행도 있었지만 합병한 뒤 고객이 늘어나자 다른 은행들도 합병작업에 나섰다"며 "어떤 은행은 노조가 감원에 반발하다가 결국 받아들여 빨리 합병할 것 같고, 다른 곳은 대주주의 이해를 조정하느라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년 동안 통합에 주력할 생각이므로 다른 은행을 더 인수하기 어렵다"면서 "내년에는 합병을 통해 더욱 건전해진 은행이 나타날 것이며, 은행들은 소비자에게 누가 더 좋은 서비스를 하느냐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내부 행사에서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여신을 늘리기 위해 가격 선도자로서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콜센터가 다른 은행의 상품을 파는 등 다양한 수익원도 발굴해 선도은행의 표준이 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서비스 수준이 낮아 10억원 이상 예금주가 5천여명에 그치는 등 불만이 있다고 보고 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킹(PB)룸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 일반 입출금 고객은 자동화기기나 인터넷 뱅킹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내년 2월 중 기업설명회를 열어 이같은 은행 정책에 대한 국내외 주주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한편 金행장은 지난달 고건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본점 건물을 물색하겠지만 구하지 못하면 부지 1만평을 사들여 건평 2천평에 15층 정도의 건물을 짓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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