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외교사절 절반이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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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5일 6개국의 정상급 인사를 만났다. 오후 1시12분 청와대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 경축연회에 참석한 1시간가량을 제외하곤 3시간 반 동안 30~40분 간격으로 외교사절을 접견했다. 주변 4강국 중 미국을 제외한 중·일·러시아 사절과 먼저 면담을 하며 4강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이 중 절반이 여성이었다.

 첫 접견자는 같은 여성 지도자인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였다. 박 대통령은 “첫 외국 손님이시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바쁘신데도 취임식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반겼다. 잉락 총리는 “(태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서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하신 데 대해 축하드린다”며 “같은 여성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잘 하시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내각 서열 2위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를 만났다. 일본이 최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를 강행하는 등 한·일 관계가 냉랭한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이 우호 협력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아직도 역사문제 등 현안이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며 “이웃나라인 한·일간의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더이상 덧나지 않고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론 중국의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을 접견했다. 여성인 류 국무위원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칭화대 화공학과 선배로서 중국 공산당의 최고 권력 기구인 정치국에 속해 있다. 박 대통령은 류옌둥 국무위원이 중국어로 먼저 인사를 하자 중국어 인사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류 국무위원께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라 고 덕담을 했다. 그러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 부주석께도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에 류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주석께서는 18대 대통령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리며 한·중 관계의 발전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고 재차 천명했다”며 “시진핑 부주석도 지속적이고 건전한 관계 발전을 평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류 국무위원은 후 주석과 시 부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유엔 여성기구 총재인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싱가포르 총리를 지낸 고촉통 선임장관과 연쇄회동을 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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