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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트’로 나이키 잡고 러닝화 1위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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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달리면서 발이 지면과 마찰할 때 운동 에너지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더 생긴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에릭 리드케(Eric Liedtke·사진) 아디다스 글로벌 스포츠퍼포먼스 총책임자는 신제품 운동화 ‘에너지 부스트(이하 부스트)’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달 13일 미국 뉴욕 자비츠센터에서 열린 ‘아디다스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장에서 만난 리드케는 “부스트는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barefoot)처럼 가볍게 느껴지면서도 운동 에너지를 즉각 전달하는 기능까지 동시에 갖춘 러닝화”라고 밝혔다. 부스트라 이름 붙인 이유도 지면과 부딪혀 생기는 충돌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해 전체 에너지 효율성을 더욱 ‘증폭(boost)’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디다스는 이달 27일 이 제품을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매할 예정이다.

 리드케는 부스트에 숨겨진 비밀로 특수소재를 언급했다. 아디다스는 부스트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종합화학회사인 독일 BASF와 손잡았다. 부스트 안에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엘라스토머(TPU)’가 수천 개의 작은 캡슐로 들어가 있다. 리드케는 “TPU는 대부분의 러닝화에 쓰이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소재보다 온도 변화에 세 배 더 잘 견디기 때문에 영하 20도부터 40도까지 성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덕분에 더 편안하면서 에너지 리턴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디다스 글로벌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는 리드케는 이 회사의 스포츠용품 전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부스트 개발도 총지휘했다. 리드케는 “부스트는 ‘나이키 에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기술력 분야에서 나이키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다.

나이키 에어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애용한 운동화로 월등한 탄력성으로 인기를 끌어 왔다.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나이키와의 직접 비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디다스가 부스트를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나이키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 세계 러닝화 시장에서 2위인 아디다스는 1위인 나이키를 쫓는 ‘추격자’다. 더군다나 지난해 7월 나이키는 ‘플라이니트’라는 신소재를 내놓았다. 플라이니트로 만든 신발은 섬유를 뜨개질하듯 만들어 직물을 이어 붙인 다른 신발들보다 가볍다. 리드케는 “부스트를 앞세워 연간 30억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러닝화 시장에서 아디다스의 점유율이 곧 획기적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아디다스가 시장 1위를 차지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러닝화를 포함한 전 세계 운동화 시장에서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아디다스 전 세계 매출액은 180억 달러(19조원), 나이키는 240억 달러(26조원)다. 아디다스의 2011년 매출 증가율이 19%로 나이키(16%)보다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격차는 올해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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