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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의 비대칭성에 이의-미 프랜지니 부처 주장 「유럽」학계에서 반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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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세기적 논쟁에 새 쟁점>
지난 6월 전 세계의 과학계는 미국의 「프랜지니 」부처가 「소립자의 비대칭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었다. 그때까지 소립자의 대칭성을 굳게 믿어왔던 물리학계는 이 발견으로 새로운 혁명을 맞은 듯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제13차 국제 고「에너지」물리학 회의에서 구주핵연구기구(CERN)의 물리학자들은 「프랜지니」의 실험이 잘못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실험 끝나는 몇 달 후 흑백 판명>
이들 두 실험 중 어느 것이 잘못임에는 틀림없지만 흑백은 다른 실험이 끝난 몇 달 뒤에나 밝혀질 것이다.
원자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양자·전자·중성자 외에도 이들보다도 작은 소립자가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은 대개 알고있는 일이다. 그런데 지난 6월까지에는 이들 소립자는 어느 것에나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의 전기를 띠고있는 것이면 반드시 똑같은 대전량에 +·-만 반대인 입자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들 입자와 반입자는 마치 거울 속에 비친 상과도 같아서 이들이 만날 때는 순간사이에 물질은 소멸하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른 「에너지」가 나오게된다.

<저편 반 세계에는 「반 존슨」도 있어>
또한 이 개념을 좀더 확대하면 아주 재미있는 전설이 나온다. 땅 위의 물질은 양자(+), 전자(-), 중성자들로 구성된 각종의 원자로 구성된다. 그렇다면 반양자(-), 반전자(+) 등으로만 형성된 반 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땅위의 물질 속에 반 물질이 공존할 수는 없지만, 자주 저쪽 어느 곳엔가엔 반 물질만으로 형성된 반 세계가 있고 거기엔 겉보기엔 우리와 똑같은 반 인간도 있을 수 있다. 아니 어쩌면 거기엔 반「존슨」, 반「엘리자베스·테일러」라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프랜지니 주장은 「에너지」도 차이>
지난 6월 「프랜지니」의 발표는 거울에 비친 것 같은 반 세계의 가능성을 뒤엎어 버렸다. 그는 「파이」 중간자의 입자와 반입자가 전기적으로만 반대일 뿐 아니라 갖고 있는 「에너지」에 차이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탈리아」태생의 「컬럼비아」대 연구원「파울로·프랜지니」박사와 그의 아내인 「뉴요크」대의 「줄리에트·프랜지니」박사 등은 「파이」 (+) 중간자가 「파이」(-) 중간자보다 큰 「에너지」를 갖고있다고 밝힌 것이다. 1년 이상 세계 최대인 미 「브루크헤이븐」국립연구소의 33「베브」(l「베브」는 10억 전자「볼트」)짜리 입자가속기로 연구해 온 이들은 1천4백41장의 무극사진을 찍어본 결과 그중 53%의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굴절해간 「파이」(+)가 왼쪽으로 굴절해간 「파이」(-)보다 약간씩 큰「에너지」를 갖고있음을 밝혔다. 이것으로 입자의 대칭성은 부정됐고 따라서 반 물질·반 세계 등은 있어도 현 물질·현 세계와는 다르게 돼버렸다.

<구주 핵 연구 기구선 「에너지」 차이 없어>
그런데 「유럽」 물리학자들이 이를 다시 부정하고 지금까지의 입자의 대칭성을 지지한 것이다. 「제네바」에 있는 구주 핵 연구기구의 25「베브」짜리 가속기를 써서 찍은 1만6백65장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렇다 할 「파이」(+) 「파이」(-) 입자간의 「에너지」차를 볼 수 없었다는 것.

<무함의 자장 들어 프랜지니에 반론>
자연이 진공을 싫어하듯 과학자는 무질서를 미워한다. 이 같은 두 가지 이설의 대립에 과학자들은 심리적으로 조화된 질서를 가진 종래의 대칭성원리에 끌리고 있다. 어떤 학자는 「프랜지니」가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이유의 하나를 그가 사진을 찍은 무함의 자장을 들고있다.
「브루크헤이븐」의 무함에 걸린 자장은 불변형인데 만약 어떤 사소한 이유로 +입자가 굴절해간 오른쪽의 자장이 조금만 약했더라면 덜 굴절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능성이 없도록 「제네바」의 자장은 순간순간 뒤바뀌게 되어있어 십·일입자의 사진이 그때그때 좌우로 바뀌어 찍히게 돼있다.

<과학은 투표 아닌 실험 뒤에나 입증>
하지만 과학은 투표가 아니다. 결과는 다시 더 많은 실험이 있은 뒤에나 밝혀질 것이다. 구주학자들은 그들대로 다시 실험을 다짐했고 「프랜지니」 일행도 이에 맞서 실험을 볼 뜻을 밝혔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다른 물리학자들도 별도의 연구를 시작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물질과 반 물질은 대칭도 비대칭도 아닌 셈이다. <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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