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대학로' 출신 예술감독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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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이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상임 예술감독을 맞이한다. 국립극장(극장장 김명곤) 은 최근 첫 상임 예술감독에 중견연출가 김철리(48.사진) 씨를 임명했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비상임으로 김석만(연극원 교수) 씨를 임명했으나 2개월 만에 김씨가 중도 포기해 예술감독은 공석이었다. 이번엔 아예 상임으로 격상해 김씨에게 직책을 맡겼다.

예술감독은 앞으로 극단장(박상규) 과 중지를 모아 국립극단의 작품 선정과 방향 등을 결정하게 된다.

극단장이 극단 운영책임자라면 예술감독은 작품의 질에 관한 책임자다. 지금까지는 극단장이 예술감독을 겸해 운영의 효율성과 작품의 질이 떨어졌다는 연극계 안팎의 지적이 많았다.

김씨는 1970년대 대학극(서강대) 출신으로 연출은 물론 배우.번역 등 다방면에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해 로버트 윌슨의 '바다의 여인'에 배우로 출연한 이후 연극보다는 뮤지컬 연출.번역 작업에 치중해 왔다.

이런 다채로운 경험은 '고인 물'처럼 나태하고 새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립극단의 연극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씨는 "'대학로' 출신인 나에게 예술감독의 임무를 주었을 때는 극장측이 뭔가 변화를 요구한 게 아니겠느냐"며 "국립극단의 위상에 걸맞게 우리의 말과 정서가 제대로 표현되고 이를 고양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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