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텍사스 '탑건' 박찬호 제 1선발 유력

중앙일보

입력

"승리하는 팀이면 좋겠다. 그게 아니면 내가 가서 팀이 승리하면 좋겠다."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박찬호는 알듯 모를 듯한 말을 했다.

그런데 박찬호의 의중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뉴욕 양키스나 시애틀 매리너스처럼 강팀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가서 팀을 이기게 만들어야 하는 팀을 선택하겠다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 희망대로 양키스나 매리너스에서 제의를 받지 못하면 에이스 노릇을 할 수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하겠다는 뜻이었다.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냈고 꾸준히 만족할 만한 대우를 제시한 팀이 바로 레인저스였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박찬호 시간당 2백만원 버는 '재벌'• 노모 히데오는 LA 다저스로• 연봉총액 910억원 ML투수 5위• 타자부담 덜고 이치로와 맞대결• 박찬호가 텍사스를 선택하기까지• 박찬호 떠난 다저스는 어디로• 박찬호, 레인저스행 굿&배드 뉴스• 박찬호, 아메리칸리그에서 새출발• 텍사스 레인저스 어떤 팀인가• 레인저스, 우승 밑그림 완성• 박찬호, 레인저스행 카운트다운
메이저리그의 윈터 미팅이 진행되면서 박찬호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메츠 등 강팀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레드삭스는 더스틴 허먼슨·존 버켓·대런 올리버 등 연봉 1천만달러 미만의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했고 메츠는 타자 로베르토 알로마, 투수 션 에스테스를 보강하며 박찬호를 외면했다.

결국 LA 잔류냐, 레인저스로 이적이냐를 놓고 고민하던 박찬호는 19일 다저스의 연봉조정신청을 최종 거부함으로써 다저스와의 결별 수순을 밟았다. 올시즌 에이스 노릇을 하면서 다저스의 공격력에 대한 갈증이 심했고 리그를 옮겨 타격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즌 중반 구원투수로 기용된데서 비롯된 코칭스태프와의 불편한 관계도 다저스와의 이별을 재촉하는 촉매가 됐다.

다저스도 20일 노모 히데오와 2년간 1천3백만달러에 계약함으로써 박찬호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박찬호는 좀더 버티면서 강한 팀의 제의를 기다릴 수 있었으나 시간을 끌기보다는 신속한 결정을 택했다.

박찬호는 레인저스 이적을 결정짓고 주위에 "운동하러 갈테니 연락하지 마라"며 휴대폰의 전원을 껐다. 박찬호의 새로운 시작은 이미 진행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