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제 소매치기 여왕「반다」|미궁의 피살 내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브라질」이 지난 7월 「런던」에서 열린 세계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참패했다. 그 화제가 아직도 꼬리를 물고 그칠 줄 모른다. 그러나 「브라질」산 국제 소매치기 여왕 「반다·훼레이라·사토스」양이 「런던」행 비행기표를 가슴에 품은 채 「런던」축구 대회가 개막되기 5일전인 지난 7월6일「상파울로」시 어느 고급「아파트」에서 가슴에 총을 맞은 채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 화제의 「톱」,.
이날을 기해 소매치기 경력 17년의 관록을 자랑하는 6개 국어통의 여왕(?)이 수 10개국의 고관들과 석별을 고했다. 17년 동안 「반다」양은 10여개국의 저명한 고관들의 총애를 받아가며 값진 보석과 골동품을 빼내는 애교를 부렸다.
그 중에도 「반다」양이 가장 수확을 많이 거둬 들인 나라는 「이탈리아」「스위스」「아르헨티나」「우르구아이」「스웨덴」등이다. 그러나 벌어들인 거액은 아무도 모른다.

<6개 국어에 능통>
또한 국제 경찰 기구에서도 탁월한 「반다」양의 수법 때문에 소매치기를 짐작은 하면서도 정확한 물적 증거를 잡지는 못했다. 영어·불어·「이탈리아」어·서반아어 등 6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반다」양은 세계를 무대로 삼고 수 10개국의 고관대작들과 상류 사회에만 출입하면서 활약했다. 이들은 미모의 「반다」양과 교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녹아났다.
그러나 이것도 드디어 종막이 왔다.
지난 7월11일부터 「런던」에서 열린 「월드·컵」축구 대회를 5일 앞둔 6일「반다」양은 「상파울로」시 어느 고급「아파트」에서 가슴에 총탄을 맞고 17년의 역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종지부에서 「반다」양의 마지막 어마어마한 꿈과 계획이 드러나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그의 싸늘한 품속에서 「런던」행 비행기표, 여권, 「런던」에서 행할 세밀한 계획서가 튀쳐 나온 것이다.
그의 「런던」원정주목적은 9회 세계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입장료 수익금과 기타 수입금 약2백만 「파운드」를 소매치기 해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다」양의 움직임을 일반 수사기관은 모르고 있었다.

<런던서도 형사 동원>
다만 국제 경찰 기구만이「반다」양이 「런던」에 원정할 것을 짐작하고 민완 형사들로 하여금 이에 대비 특별반을 조직했었다.
또 「런던」경시청에서도 수 10명의 형사들을 동원,「반다」양의 「런던」착륙을 기다리고 있었다.

<치정 관계 살인인 듯>
경찰은 6일 돌연 「반다」양이 피살되었다는 희보(?)를 전해듣고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쉬었다. 비상 태세를 갖추고 대기중이던 특별반도 또한 해산되었다. 소매치기 여왕 생활 17년. 그토록 오랫동안 꼬리를 잡히지 않고 계속될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미모 때문이었다고. 그러나 그녀의 죽음은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브라질」에서 지금 「반다」양이총탄에 숨지게 된 것은 재물상의 문제보다 미모에 얽힌 치정 관계일 것이라는 소문만이 짙게 떠돌고 있다.<상파울루=최공필 통신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