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연봉중재로 속타는 구단들

중앙일보

입력

'salary arbitration(연봉중재)'

지난해까지 구단들은 선수들이 많은 몸 값을 요구할 경우 최악의 선택으로 연봉중재를 신청했다. 신청을 받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구단과 선수가 요구하는 액수에 대해 공정한 심사를 통해 연봉을 결정했다. 박찬호가 올시즌 받은 9백90만달러도 중재를 통해 받아낸 액수다.

구단들은 과도한 연봉을 요구하는 선수와 중재안을 거쳐 적당한 금액에 선수를 묶어둘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현재 구단들이 중재안을 요구한 선수는 모두 35명.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브렛 분(시애틀 매리너스)이다. 본즈는 2천만달러에 장기계약을 요구했고 분은 1천1백만달러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구단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두 선수의 성적이 요구하는 금액에 비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록의 사나이'본즈는 올시즌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고 '야구의 신' 베이브 루스의 시즌 최다볼넷과 장타율을 갱신하는 등 '만점'의 활약을 보였다. 연간 2천5백만달러 이상을 받는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와 2천만달러를 받는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에 비해 못할 것이 없는 성적이다.

현재 예상액수는 1천7백만달러나 1천8백만달러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이지만 자이언츠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을 모두 팔아치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매리너스도 다르지 않다. .331의 타율과 37홈런 141타점은 MVP급의 성적이며 분은 116승을 올린 일등공신이다. 올시즌 6백만달러를 받은 분의 연봉으로 볼때 대략 8백만달러나 9백만달러에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매리너스 구단이 생각하기에는 많은 금액이다.

연봉중재안은 이제 구단이 선수를 묶어두기 위한 족쇄의 의미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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