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 경기회복 가속화 전기

중앙일보

입력

월드컵축구대회가 장기침체에 빠져있는 우리경제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생산유발과 고용창출, 민간소비 확대 등 눈에 보이는 효과뿐 아니라 대외신인도 향상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월드컵은 생산과 고용확대 효과가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로 큰 데다 최근 1년이상 침체를 면치못했던 우리경제의 회복시기로 전망되는 내년 2.4분기와 맞물려개최됨에 따라 경기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개최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11조4천797억원에 이르며 고용창출효과도 3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월드컵에 대한 지출규모는 3조4천707억원에 달하고 이를 통해 지난해 경상 GDP(국내총생산)의 1%에 해당하는 5조3천357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인원 78만9천826명의 외국인이 대회를 관람하고 31만5천930명의 관람객이 숙박.교통비, 음식값 등 관광비용으로 60억3천600만달러(6천825억원)를 쓸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은 월드컵 특수로 인한 GDP 성장 기여분이 1%포인트에 달할것으로 추산했다.

월드컵 개최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이처럼 계수화할 수 있는 범주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인 월드컵의 개최로 대외 국가이미지가 개선됨으로써 경쟁력이 강화되고 장기적으로 수출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건설, 관광, 서비스산업과 그동안 국내에서는 낙후분야로 여겨져 온 스포츠마케팅 등 스포츠 관련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옴으로써 월드컵을 경제 기반의 확대와 선진화를 꾀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지방자치제가 뿌리를 내려가는 시점에 10개 도시에서 월드컵이라는 큰 행사를 치러냄으로써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외국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기대된다.

정부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향후 스포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자금.세제지원을 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홍보 대행 등 스포츠 서비스업도 벤처기업으로 지정해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신용보증 한도를 늘려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공공 체육시설을 기념품 판매점이나 쇼핑몰, 음식점, 예식장, 극장 등으로활용해 수익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도시계획법 등 관련법규를 고칠 방침이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가 반드시 긍정적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대회를유치한 도시가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와 지역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토록 하는 비전과 실행 프로그램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역경제의 발전계기로 승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준비가 철저하지 못하면 월드컵대회는 지역주민과 지역경제의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76년 올림픽을 유치한 캐나다 몬트리올은 대회 준비가 치밀하지 못한 탓에대회가 끝난 뒤 거의 파산상태에 빠졌고, 경기장 시설과 부대시설의 과다한 건설비로 인한 부채가 10억달러에 달했다. 몬트리올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올리고 복권을 판매했으며, 주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지역주민과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

우리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정부의 행사를 대행하는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수입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민간기업의경영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함께 경기장 등 시설을 문화, 여가 등 복합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월드컵관련시설의 사후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