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인터뷰: 정몽준 KOWOC 공동위원장

중앙일보

입력

"열린 마음으로 손님들을 맞아야 할 것입니다." 정몽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조직위원회(KOWOC) 공동위원장은 신년인터뷰에서 일체의 편견을 접고 한국을 찾게 될 중국인들을 맞이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특수'라는 단어부터 문제가 있다며 운을 뗀 정 공동위원장은 "중국이 한국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도록 배정받은 것은 한국과의 문화.역사적 공통분모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불법체류 등의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손님에 대한 결례이며 균형감각을 상실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출입국 관리와 같은 문제는 우리가 철저히 준비하면 해결될수 있는 것"이라며 "미리 걱정하기 보다는 숙박, 교통 등 시설을 충분히 마련해 그들이 편히 월드컵을 즐기다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몽준 공동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월드컵을 5개월여 남기고 있다. 어디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것인가
▲월드컵이 개최국인 한국안에서 국민이 서로 융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조직위원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운영에 있어서는 수송, 숙박시설 공급을 수요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간의 항공편을 주당 360편에서 470편으로 늘렸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또 입장권 없이 한국을 찾을 젊은이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캠핑시설 마련도 과제다.

--국민들이 너무 한국팀의 성적에만 집착한채 대회를 축제로 즐기겠다는 여유가부족한 듯 한데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맞서 싸우는 대회인만큼 그것을 보는 재미 또한 특별하다. 아직 붐 조성이 잘 안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지만 대회 기간 한국은 전세계의 축구열기가 한군데로 모인 용광로가 될 것이기에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분산개최 외에 대회가 남북관계에 기여할 수 있는다른 방도는 없나
▲오는 3월 제프 블래터 FIFA회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로 했다. 북한이 최소한 1천명에 이를 미디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분산개최는 힘들게 됐다.

북한선수의 대표팀 기용문제는 히딩크 감독에게 달린 일이지만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계속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공동개최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다소 `비외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역사교과서 파동과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으로 양국관계가 다시 적대적으로 변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최근 발간된 `일본에 말한다'는 일본인이 이웃인 한국을 보는데 있어 무엇이 필요한지를 밝혀 양국관계가 미래지향적이 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했다.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선거에 나설 것인가
▲FIFA회장을 추대형식으로 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건전한 경쟁이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출마는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