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의 새해가 밝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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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는 새해가 밝았다.

이제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과 귀는 `꿈의 구연'이 펼쳐질 한국과 일본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96년 월드컵을 유치한 뒤 긴 세월동안 숨가쁘게 쌓아온 정성의 수확이 이제 5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온 것이다.

IMF 관리 경제의 충격과 이에 따른 경제적, 정신적 타격으로 위기가 없지 않았으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자신감을 앞세워 차질없는 대회 준비를 해올 수있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마지막으로 한일 양국의 20개 월드컵경기장도 손님 맞이 채비를 모두 갖췄다.

지난 2년에 걸쳐 치러진 각 대륙별 지역 예선 결과 영광의 본선 무대를 밟을 32개팀이 가려졌고 저마다 조별리그에서 격돌할 상대팀과의 대전 일정도 확정했다.

이제 앞으로 남은 과제는 짜여진 일정에 따라 대회를 차질없이 치르는데 모아지고 있다.

가장 역량을 기울여야 할 점은 월드컵을 경제적, 문화적 흑자 대회로 만들어 내는 것. 월드컵 개최를 통해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위한노력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도 뜨거워지지 않은 월드컵 열기를 달구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외국팀끼리의 조별리그 입장권 판매가 부진한 것은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각국 대표팀은 물론 수많은 대회 관계자와 전세계에서 몰려올 축구팬 및 관광객들을 위해 교통과 숙박, 안전관리 등에 대한 마무리 준비도 경제적, 문화적 흑자 월드컵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 작업이다.

이 가운데 여관이 대부분인 일반 관람객용 숙박시설은 예약시스템과 종업원에대한 외국어 및 서비스 수준을 끌어 올리는 준비를 더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

또 안전한 월드컵을 치르기 위한 대비 태세도 우리나라에서 경기를 치르는 국가별 특성에 따른 상황 예측과 이에 따른 대안 마련 등이 요긴하다.

경기장별로 정확한 통행 수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수송 수단 마련 등 세부적인교통관리방안을 확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회 운영과 자원봉사자 운용 역시 계획을 완벽하게 실천에 옮기기 위한 집중적인 점검과 연습의 되풀이가 절실한 부분이다.

개최국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대표팀의 전력 증강은 국민의 걱정어린 시선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분야다.

'베스트11'을 거의 확정한 우리 대표팀은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래 거듭된담금질을 통해 눈에 띄게 기량이 향상됐다지만 16강을 낙관하기에는 여전히 불안스럽다.

'월드컵 본선 1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이루려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대표팀의 성적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은 금물이다. 월드컵 개최 국민답게 대회 자체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세계인의 찬사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는 성숙된 의식을 가져야할 것이다.

비록 16강 진출의 꿈이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땀을 흘려온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빛을 잃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88올림픽 개최국이라는 타이틀이 한국을 극동의 변방에서 세계인의 눈길 속으로 끌어 냈다면 이제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은 한국을 세계 주요 국가로 격상시킬 것이라는 신념이 중요한 한 해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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