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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세균성 질염' 재발 이유보니 성관계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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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성 질염은 적잖은 여성들에게 골칫거리다. 발생률도 높은 편인데다, 무엇보다 재발이 잦다. 세균성 질염 발생과 관련해 그간 섹스 파트너 숫자나 성교 횟수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 한 사람과만 성관계를 지속해도 세균성 질염의 재발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연구팀은 최근 멜번 출신의 여성 450명을 대상으로 세균성 질염의 재발과 관련해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세균성 질염을 앓아 본 경험이 있는 18~50세 여성으로 항생제나 플래시보(위약) 투여 방식으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치료 후 6개월이 지나자 115명(28%)의 여성들에게서 다시 세균성 질염 발생이 관찰됐다. 어떤 종류의 치료를 받았든 재발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 성관계 횟수도 재발률과는 관계가 없었다.

눈여겨볼만한 점은 동일한 배우자와 관계를 가진 여성들의 재발률이 새로운 섹스 파트너를 찾은 여성이나 혹은 섹스 관계가 없었던 여성에 비해 2배 가량이나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여러 남자와 관계가 세균성 질염 발생과는 무관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부분은 콘돔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에게서 재발이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호르몬 피임제를 쓰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재발률이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호르몬 피임제에 세균성 질염을 억누를 수 있는 어떤 성분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균성 질염은 여성들에게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명쾌하게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질 속의 세균 가운데 ‘좋은’ 세균의 숫자가 줄어들고 ‘나쁜’ 세균의 숫자가 늘어나면 질염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이는 장내에도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이 공존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장 또한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의 균형이 무너지면 배탈이나 설사가 나는데 이와 유사한 원리로 질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세균성 질염은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치료한다. 질염을 앓는 여성들의 80%가 항생제 투여로 일단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완치된 여성들 가운데 최대 절반 가까이가 치료가 끝난 뒤 3~12개월 내에 재발을 겪는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 감염질환 저널 최근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문혜준 인턴기자 h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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