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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이우환 등 굵직한 회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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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들어 각 미술관이 고심해 준비한 올 전시 계획들을 풀어놓았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란 큼직한 국가 행사 속에서 비엔날레를 연이어 치러야 했던 2002년 미술계가 풍요 속의 빈곤을 드러냈다면, 올해는 꼭 짚어 보아야 할 국내외 작가전과 주제전 등 밀도있는 개인 작품전에 초점이 맞춰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작가 회고전=한국 현대미술사 서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의 회고전이 줄을 잇는다. 요절한 조각가 권진규의 30주기전(5월 2일~6월 2일.서울시립미술관), '여백의 예술'로 1970년대 개념미술을 정리하고 있는 이우환 회고전(10월 3일~11월 16일, 호암.로댕갤러리), 동양화의 현대화를 일군 안상철 전(7월.덕수궁미술관), 철조각으로 지난 30년을 일관해온 재미 조각가 존 배 개인전(3월 14일~5월 18일.로댕갤러리) 등이 눈길을 모은다.

◇외국 작가 회고전=화제를 몰고 다니는 두 명의 일본 여성 작가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강박관념과 편집증 증세로 정신병원에서 살고 있는 환경설치미술가 야요이 구사마의 개인전(2월 15일~5월 11일.아트선재센터)과 '비틀스'의 리더 존 레넌의 아내로 더 알려진 오노 요코의 개인전(6월 20일~9월 14일.로댕갤러리)이다. 강렬한 원색의 공과 전구 등으로 환희에 찬 공간을 만들어내는 야요이 구사마, 독일 플럭서스 그룹에서 활동하며 개념미술의 중심 인물로 활동했던 오노 요코가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

3월부터 7월까지 미술관 외벽을 투명 유리로 바꾸고 전시시설을 대폭 개선하는 공사에 들어가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재개관 기념전으로 야수파의 대표 작가인 앙리 마티스 전(7월 25일~10월 20일)을 연다.

현대 사진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만 레이의 개인전(11월 19일~2004년 1월 18일.국립현대미술관)도 급증하는 국내 사진애호가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교류전=덕수궁미술관이 기획한 이가염.장우성 전(11월 19일~2004년 2월)은 한.중 화가들의 비교전으로 관심을 끈다. 중국 화단의 거장으로 꼽히는 이가염의 작품 전모가 한국에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80년대 한국 민중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던 20세기 후반기 중국 목판화의 세계를 한 눈에 훑어볼 수 있는 '중국 목판화 반세기'전(2월 19일~5월 5일.국립현대미술관)도 손꼽을 만한 대형전이다.

이밖에 삼성미술관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국내외 작가 8명을 초대해 '정신성'의 문제를 회화.조각.비디오.설치로 생각해보는 '마인드 스페이스'전, 개관 다섯 돌을 맞은 아트선재센터가 한국 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린 서도호.구정아씨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의 작가' 한묵씨와 곽덕준씨의 초대전을 마련한다. 지난해부터 외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 작가들을 초대해온 한가람미술관은 제2회 해외청년작가전과 국내 작가 기획전인 'SAC 2003 젊은 작가전'으로 새로운 시선을 뽑낸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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