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공 재건축… '전세대란'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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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최대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추진중인 수성구 황금동의 황금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주민들의 이주 계획을 확정,발표하면서 대구지역에 최악의 전세난이 닥쳤다.

3천여가구가 내년 중반까지 전셋집을 구해 옮겨야 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전셋집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황금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조합장 서재규)은 최근 내년 1월 5월부터 7월 4일까지 살고 있는 주민들이 모두 이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주민들의 이주가 끝나는대로 건물철거와 새 아파트 건설공사에 나서 2005년 7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전셋집을 구하려는 주민들의 문의가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이어지고 있다.

수성구 시지동의 천마공인중개사무소와 지산동의 천사부동산 등 수성구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황금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전세집 문의가 일주일에 2∼3건씩 접수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내년 초부터 황금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전셋집 수요가 본격적으로 몰릴 것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개업소마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전세물건은 거의 없어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울 전망이다.

천마공인중개사무소 권오인(41)소장은 “아파트 전세물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황금주공아파트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내년 상반기엔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황금주공아파트 주민들이 명문학군인 수성구를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탓에 아파트촌인 수성구의 전세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천사부동산의 공인중개사 송상훈(30)씨는 “외환위기 이후 아파트공급량이 크게 줄어 현재도 대구의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내년 봄에는 아예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망=부동산 업계는 전세 물량 부족에다 상당수 아파트들이 월세로 전환해 대부분이 서민인 황금아파트 주민이 이사할 집 구하기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을 붙여 현재의 아파트를 팔고 다른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봄이면 아파트 전세 ·매매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며 “아파트 전세나 매매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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