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년만에 극적 해후|필사의 남하한 정씨, 가족과 포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 2일 밤 임진강을 건너 월남귀순한 황해도 옹진군 농업협동조합 집단 농장원 정성택군이 서울에 이쓴ㄴ 가족8명과 20년만에 극적으로 만났다. 이날 상오 10시 신문회관에 마련된 정군의 기자의견석장에 나온 정군의 삼촌 정두성(39)씨와 정군의 고모 육촌동생 등 8명이 정군을 얼싸안고 한동안 재회의 기쁨에 겨운 울음바다가 됐다.
정군은 옹진군에서 국민학교를 졸업, 아버지가 옹진광산에서 반동으로 처형된 때문에 61년부터 옹진군 노고리 원사집단농장에서 하루10시간의 중노동을 하던 중 지난 2일 밤 친구인 한충섭군과 함께 어둠 속의 임진강을 헤엄쳐 건너다 한군은 강파로 분류에 휩쓸리고 정군만 해병1여단 전초에 귀순한 것이다.
정군은 남향에서 띄워 보낸 「비라」를 보고 월남을 결심, 북한에 남은 노모 구씨로 부터 『나는 늙었으니 희망이 없지만 너는 월남하라』는 말을 듣고 자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정군은 옹진군에 남동생 2명을 남겼다.
정군은 또 정년부터 중앙집중 상류에서 내려진 성분분석에 따라 반동분자는 따로따로 격리된 집단농장에서 중노동을 강요당했다고 말하고 동료들의 40∼8O%가 귀순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