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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 속이 인정|「히치·하이킹」 즐기는 학생|오스트리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럽」 유학생은 한번쯤 「히치·하이킹」 경험을 맛본다. 두둑하지 못한 주머니로 여름방학을 이용, 견문을 나선 유학생들에게 「히치·하이킹」은 안성맞춤의 여행방편. 훗날 흥미 있는 여행담을 쌓고 곳곳의 풍경을 골고루 살피기 위해 한번쯤 시도해 볼만하다.
「히치·하이킹」을 이용하는 경우 목적지까지 한달음에 실어다 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여행의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에. 자기의 「드라이버」를 수없이 바꿔가며 여러 인연과 뭇 대화를 나누는 신비는 차츰 자기를 잊게 한다.
호의를 베푸는 주인은 대화를 즐기는 호인형이기 마련이고 다양한 화제를 좋아하기 때문에 무료를 잊는다. 그러므로 곧 친구가 되어 「당신」(SIE)이 「너」(DU)로 둔갑하고, 때론 저녁에까지 초대된다. 일반적으로 불란서보다는 독일에서 「히치·하이킹」이 쉽다는 이야기.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쉬운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심지어 여학생을 길모퉁이에 세워놓고 차를 정거시킨 후 불쑥 남학생이 나타나는 경우는 하나의 희화다. 「뮌헨행모대학생」-이런 간판이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 또한 학생을 가장한 사이비 여행객의 수가 차츰 늘어나 선의의 학생이 피해(?)를 입는다.
그러므로 「히치·하이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첫째로 가벼운 옷차림과 짐, 둘째로 같은 방향의 자동차 「넘버」를 주시, 차의 행선지를 재빨리 파악, 목적지와 서로 같은 경우 손을 든다. 셋째로 기분이 산뜻한 오전이 효과적이고 서행지구에서 기다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내로 기다려라」. <「빈」에서 안병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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