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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무려 1억 오른 서울 장기전세주택

조인스랜드

입력

[권영은기자]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이하 시프트)의 가장 큰 매력은 싼 임대료와 주거 안정성이다.

주택경기 침체로 전셋값이 급등하는 불안한 상황에서 주변 전셋값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간 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59~114㎡형(이하 전용면적) 가운데 전용 59㎡형의 인기가 다른 주택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세 보증금이 주변시세보다 월등히 싸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시프트는 SH공사가 직접 지어 분양하는 건설형과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 주택 일부를 서울시가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형 시프트 두 종류로 나뉜다.

매입형 시프트는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대략 주변 전셋값의 80% 선에 맞춰 공급돼 왔다.

하지만 건설형은 달랐다. 2007년 분양됐던 강서구 발산지구 59㎡형의 전세금은 8800만원으로 당시 주변 시세의 52%, 같은 달 강남권에서 공급됐던 송파구 장지지구 59㎡형도 주변 전세시세의 67%(1545만원)에 나왔었다.

"시프트라고 다 같은 시프트가 아니야"

그런데 건설형이라도 올해 첫 시프트 물량 가운데 양재동 시프트(전용 59~84㎡형 210가구) 보증금이 2억원을 넘기며 큰 폭으로 뛰었다. SH공사 장기전세팀 관계자는 "양재동 시프트는 주택형과 관계없이 모두 주변 전세시세의 80% 수준에 맞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재동 시프트는 종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어졌다. 서울시는 시프트 도입(2007) 직후부터 빨리 공급하기 위해 택지개발지구에 짓고 있던 국민임대주택 일부 물량을 시프트로 전환해 분양했다. 59㎡형 시프트가 다른 주택형에 비해 보다 싸게 공급될 수 있었던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59㎡형은 국민임대 물량으로 국민주택기금 등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국민임대 주택 가격 산정 기준에 맞춰 다른 주택형에 비해 값이 쌌다" "84㎡형이나 114㎡형은 서민용 주택이 아니어서 기금 지원을 받지 않았던 만큼 주변 시세의 80%선에 맞춰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양재동 시프트가 지금까지 시프트와는 다른 점이 무엇일까. 우선 국민임대 주택 전환분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시가 직접 시유지에 지어 분양하는 첫 시프트 물량이다.

따라서 청약 자격이 지금까지의 59㎡형과는 다르다. 소득기준과 가점산정 기준이 크게 완화되기 때문이다.

SH공사 분양 관계자는 "양재동 시프트는 국민임대 주택 전환분이 아니기 때문에 소득기준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의 70%100%, 가점도 부양가족수 등과 상관 없이 서울시 거주기간과 무주택기간으로만 산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며 본인과 가구원 전원이 무주택자인 청약저축(예금) 가입 가구주여야 한다는 점은 같다.

값싸게 공급됐던 시프트는 앞으로 점차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짓고 있는 건설형 시프트 물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다 지을 땅도 거의 없어서다.

때문에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임대주택 8만호 계획에 따라 시유지에 지어지는 시프트는 이 기준을 적용받아 보증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분양될 도봉구 창동이나 은평구 녹번동 시프트도 시유지에 짓는 시프트여서 보증금이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보다 값싼 시프트에 입주하고 싶다면 이미 공급된 물량 가운데 기존 세입자의 퇴거 등으로 나온 공가세대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 "공가세대는 종전 공급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산정되기 때문에 새로 나오는 물량보다 값이 낮은 것이 특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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